위기 맞은 충북 무예사업 운명은…도지사 후보들 '각양각색'

노영민 전 실장 "법 개정 여부 등 상황 보고 검토"
오제세 예비후보 '폐지' 공약…예산 낭비 여론 높아
박경국 예비후보 "일방적인 폐지 곤란, 득실 따져 검토해야"

충북도가 민선 5~7기 동안 공을 들여온 무예 사업에 대해 충북지사 출마 후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 중 차기 충북지사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사업의 정상 추진이나 축소, 폐지 등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에 빠져 국비 지원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존폐 위기를 맞은 무예 사업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무예 사업과 관련해 "사업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초창기 단계라 일정 부분 미비한 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지난해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유네스코 상임자문기구로 승인받아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며 "부족한 부분은 도민들과 소통하면서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국비 지원 근거를 두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이를 주시하고 있다.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법 개정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등 종합적 상황을 보고 검토하겠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법 개정 여부에 따라 충북 무예 사업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국회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한 '전통무예진흥법 전부 개정안'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노 전 실장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국민의힘 오제세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아예 무예행사 '폐지'를 주장했다.

도민 호응이 낮고 많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해 예산 낭비라는 여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이를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경국 예비후보는 사실상 관련 사업 중 가장 중요한 무예마스터십대회 존치 의지를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24일 충주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회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동안 투자한 예산과 국가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득실을 따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또 "WMC가 국제기구로 인정받은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폐지해 버리면 국제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주국 기능을 살릴 수 있다면 유지하는 게 좋다"며 "공과를 따져 효과 있는 부분은 살리고 효과가 미흡한 부분은 도려내는 게 합리적"이라고 재검토와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시종 충북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불출마하는 충북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낸 후보들이 무예 사업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무예 사업은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 속에 선출된 차기 충북지사에 따라 사업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무예마스터십은 이 지사가 2016년 창설한 국제무예경기대회다. WMC가 유네스코 상임기구 지위를 얻은 데 이어 국제경기단체에 가입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 하지만 지역 내 예산낭비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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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