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좌표찍기' 추미애…1심 "인격권 침해, 200만원 배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자의 실명과 연락처를 공개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추 전 장관이 기자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판단 이유를 밝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04단독 김창보 원로법관은 뉴데일리 기자 A씨가 추 전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추 전 장관은 A씨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0월21일 경기 성남 지역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핵심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모씨가 추 전 장관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A씨는 기사가 출고되기 전 추 전 장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이씨와 장관님이 함께 찍은 사진과 관련해 입장을 듣고 싶다"고 연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 전 장관은 같은 날 보도 이후 페이스북에서 "저의 공적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왜곡하는 악의적 보도를 했다"며 즉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하고, A씨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A씨 실명이 담긴 문자메시지와 휴대전화 번호를 페이스북에 함께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개인정보보호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당 휴대전화 번호는 모자이크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공인인 추 전 장관이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함으로써 (추 전 장관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욕설, 폭언 문자를 보내도록 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했다"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추 전 장관이 "전형적인 '좌표 찍기'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날 청구액 중 200만원만을 인정하고 A씨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다만 소액 사건임에도 판결문에서 이례적으로 판결 이유를 밝혔다.

김 원로법관은 "추 전 장관이 SNS를 통해 A씨의 기사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면서, 개인정보인 A씨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시켜 공개했다"며 "A씨로 하여금 추 전 장관의 지지자들로부터 다수의 비난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그 경위와 의도에 비춰 볼 때 A씨의 프라이버시와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된다"며 "추 전 장관이 A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와 추 전 장관의 지위, A씨 취재 경위와 기사 내용, 추 전 장관의 반론 내용과 번호 노출 경위 등을 감안했다"며 위자료 액수로 200만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A씨는 추 전 장관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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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