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협 회장단 4명 조계사 앞 100m 릴레이 행진
"불교의 힘 빌려 경찰국 신설 문제 알릴 것"
"경찰 지휘부·행안부 장관, 회장단과 면담해야"
14일 명동성당 앞 기자회견…막판 시위 이어가
민관기, 지난 5일부터 단식 투쟁…건강 이상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추진에 반발해 삭발 및 단식 시위를 이어온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이 많은 비가 내린 13일 조계사 앞 삼보일배에 나섰다.
단식 투쟁을 이어오던 한 경찰관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후송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회장단 관계자 4명은 이날 오전 11시25분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먼저 '행안부 경찰국 설치반대'라는 피켓을 몸에 두른 서강오 직협연합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이 조계사 입구에서 인근 인도까지 절을 하며 약 10분간 100m를 왕복했다.
이어 권만호 경기남부청 대표, 박경종 강원경찰청 대표, 장남익 경기북부청 대표가 릴레이로 같은 구간에서 삼보일배 행진했다.
행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불교는 국난이 있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났다"며 "불법(佛法)의 힘을 빌려 국민에게 행안부 경찰국 신설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장택수 직협연합 준비위원회 정책국장은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며 "일각에서 투쟁으로 비춰지는데 그렇지 않고 저항운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크게 훼손하고 경찰의 정치 예속화를 낳을 것이라 우려하며, 경찰 지휘부와 행안부 장관에게 직협 회장단과의 면담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서 사무국장은 오는 15일 경찰국 신설이 발표될 경우 "국회를 통해 법리적으로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에 위배되는 것이란 점을 충분히 알릴 것"이라며 "대응 방식에 대해 직협 내부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회장단은 지난 4일부터 경찰국 설치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 시위와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9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오던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은 이날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세종시 인근 병원으로 응급 후송되기도 했다.
민 회장은 지난 5일부터 "우리 경찰은 편중되지 않은 인권보호로 국민을 섬기고 싶기에 경찰국 설치에 반대한다. 경찰을 대표해 민주주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의지를 보이겠다"며 단식에 돌입한 바 있다.
한편, 이들은 15일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경찰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하기 직전까지 막판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내일 오전엔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피켓시위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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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