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도지사·민주당 "하루빨리 임시회 개최해야"
국민의힘 "김 지사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선행해야"
엇갈리는 입장차…도의회 파행 당분간 이어질 듯
78대78 여야동수인 제11대 경기도의회 파행이 1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김용진 경제부지사의 사퇴로 꼬인 매듭이 풀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민주당은 국민의힘 요구대로 김 부지사가 사퇴한 만큼 원 구성 협상을 통해 하루빨리 8월 임시회를 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 지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파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경기도,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술잔 의혹'의 당사자인 김용진 경제부지사가 사임을 표명했고, 이날 오전 김동연 지사가 이를 수용했다.
김 지사는 "본인의 결정을 존중하며 사의를 수용한다. 도의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론으로 마무리 지어진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민 여러분께는 인사권자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민생과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의회가 하루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민생 안정을 위한 시급한 정책들이 결정되고 추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런 기대를 외면할 것인가. 추경안 처리 지연 등 도민의 삶을 볼모로 하는 도의회 파행은 이제 멈춰야 한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의 요구대로 김 부지사가 사퇴한 만큼 도의회의 정상화를 촉구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도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에게 8월 임시회 개최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전체 초선의원 45명 가운데 38명은 이날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일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경기도의원이 돼서 하고자 했던 것이 의회 파행인가. 우리가 도민을 위해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며 "하루 빨리 임시회를 열어 의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 상임위 증설 등은 의장과 부의장, 각 정당 대표와 수석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협의를 이끌 수 있도록 촉구하자"라고 강조했다.
남종섭 민주당 대표의원은 "예고했던 대로 8월 원포인트 임시회를 국민의힘에 제안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대로 김 부지사가 사퇴했다. 이제는 집행부 빼고 의회가 협상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원 구성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김 지사가 도민과 도의회에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체 의원 78명 가운데 71명이 참석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임명권자인 김 지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도민과 도의회에 사과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민주당과 야합해 도지사에 당선된 김동연식 정치의 밑천이 드러난 것이며, 겉으로는 협치를 주장하며 속으로는 지방행정과 의회를 무시하는 그의 이중성과 오만함이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며 "김 지사는 이번 사태가 자신의 불통, 의회와 지방행정 무시에서 비롯됐음을 분명히 인정하고, 현실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제시하라"라고 촉구했다.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책임자인 김 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 지사가 의회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며, 이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협상은 하되, 사과는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김 지사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서로의 다른 원칙을 맞추는 과정이 협상이다. 서로 존중하며 정상화를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원 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파행이 길어지자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집행부-도의회 민주당-국민의힘 간 입장차를 드러낼 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민생 추경을 비롯한 안건은 모두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앞서 김 부지사는 지난달 28일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임명 하루 전인 27일 남종섭 민주당 대표,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와의 비공식 만찬에서 술잔을 던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김 부지사 취임 당일인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부지사의 파면을 요구하며, 특수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김 부지사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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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