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장관때 '평가→재정지원' 도입
"부실대학 낙인찍기, 대학퇴출 방식"
"시장 만능주의적 교육 관점, 큰 문제"
'에듀테크 이해충돌'…"장관 자격 의문"
대학 교수 및 직원 단체들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시절 추진한 정책들의 부작용을 문제 삼아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8개 대학가 단체들은 26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이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후보자에 대해 "과거 교육정책에 관여하면서부터 우리나라 교육을 왜곡시키고 황폐화시킨 장본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2010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이명박 정부 교과부 장관을 지냈는데, 당시 추진한 대학 정책들의 여파가 여전히 크다고 주장했다.
대학 단체들은 "대학평가와 연동한 대학 재정지원과 부실대학 낙인찍기, 대학퇴출 방식의 정책은 이 후보자가 교과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때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지원에 기댄 대학들을 교육부에 줄 설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재정지원이 수도권의 주요 대학으로 집중되면서 대학의 서열이 고착화되고 비수도권과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의 교육 철학에 대해 "자유와 자율, 경쟁의 가치를 신봉하는 시장만능주의적 관점을 가진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에듀테크 관계자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는 등 해당 업계와 밀접한 관계들이 후보자 지명 이후 드러난 점도 "교육에 대한 후보자의 시장주의적 관점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유추했다.
교과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으로 지낼 당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자격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대학 단체들은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협회가 수주한 연구용역에 참여해 연구비를 수령한 것, 기업체를 대상으로 협회에 내는 금액에 따라 국제대회 심사위원을 배정하도록 한 것" 등을 언급하며 "만약 이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교육부가)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들의 뒤나 봐주는 기관으로 전락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손창원 전국대학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저출산, 고령화와 양극화 심화로 그 어느 때보다 교육 공공성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낡은 시장 지상주의나 극우 보수주의 교육 이념에 미래를 휘둘리게 할 수는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를 이끌 새 수장을 찾는데 당장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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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