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북도·민주당이 망칠뻔한 잼버리 윤 정부가 수습"
민주, 잼버리 파행 총공세…대통령 사과·총리 사퇴·국정조사 요구
여야는 13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를 두고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파행 책임이 전라북도와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대회 부실 사태에 대해 "전라북도와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 때문에 망칠 뻔한 잼버리를 윤석열 정부가 총력을 모아 겨우 수습해놨다"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런데 민주당은 '정부가 친 사고, 국민혈세' 운운하는 후안무치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배수 문제가 지적됐지만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유치하자고 주장한 것은 전북도와 민주당 정치인들"이라며 "대회 유치가 확정된 것은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7년 8월이고, 그 후 문재인 정권과 전북도는 매립과 기반 시설 확충, 편의 시설 등 대회 준비를 위해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더욱 볼썽사납다"며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대회 준비기간 중 절반에 해당하는 2년 5개월이나 국무총리였는데, 그동안 뭘 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전 국무총리라는 분이 얄팍하게 정치적 이득을 노리며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며 "정치재기를 위한 마음은 알겠으나 책임있는 지도자다운 면모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비판을 하시려면, 최소한 예산을 펑펑 써가며 99회씩이나 관광성 해외출장을 간 공무원들에 대한 꾸짖음 정도는 하셨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북도가 잼버리를 팔아 지역 예산을 챙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국제적 망신 자초한 진흙탕 잼버리의 부실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새만금 잼버리는 부지선정이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며 "전라북도는 매립한지 10년이 넘어 나무가 자랄 정도로 안정화된 멀쩡한 기존 새만금 부지를 여럿 두고도 난데없이 아직 메우지도 않은 '생갯벌'을 잼버리 개최지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봐도 이상한 일엔 항상 꿍꿍이가 있는 법"이라며 "전라북도의 꿍꿍이는 새만금 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핑계 좋은 볼모로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지난 2017년 11월 전북 도의회에서 도의원들은 'SOC를 빨리 하기 위해서 우리가 잼버리를 유치했다', '잼버리를 하려고 하는 목적은 공항 같은 SOC사업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발언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 달 뒤 새만금위원장이던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는 농지기금을 써서 부지를 일단 매립하고 그 다음에 관광레저지구로 돌리는 방법을 제안했다"며 "문재인 정권과 이낙연 총리를 등에 업은 전라북도는 기존 관광레저 용지였던 이곳을 농업용지로 바꾸는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이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잼버리 총 사업비가 1171억인데, 부지 매립비가 1846억이 들었다"며 "부지 매립비에만 총 사업비의 1.6배가 들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라북도는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라는 본질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저 잼버리를 핑계로 지역 SOC사업 예산을 더 빨리, 더 많이 끌어가는 데만 힘을 쏟았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잼버리를 핑계로 SOC사업으로 끌어간 예산이 무려 11조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총사업비 8000억 원의 새만금 국제공항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면서까지 건설을 추진했는데,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만금 신항만 3조2000억 원,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1조9000억 원,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1조1000억 원 등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SOC사업들에 '잼버리 딱지'를 붙여 예산을 요구했다"며 "이 사업들 대부분은 잼버리가 막을 내린 현재까지도 공사 중이거나 공사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들 사업이 잼버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명확한 증거 아니겠느냐"며 "그러니 잼버리를 팔아 지역예산이나 챙긴 대국민 사기극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잼버리의 성황이 못내 아쉬운지 윤석열 대통령 흠집내기에 혈안"이라며 "이제는 '국가예산은 검찰 특활비 용돈처럼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친 사고를 국민 혈세로 수습했다'는 궤변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잼버리 준비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전북도의 묻지마 예산 증액 요청으로 총사업비가 491억원에서 1171억으로 껑충 뛰었지만, 뻘밭을 야영장으로 만드는 기반시설 조성에는 205억원만 투입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마저도 매립 공사는 2020년 시작돼 잼버리 대회 8개월 전인 작년 12월에야 끝났고, 기반 공사는 행사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2021년 11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시설 등의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참가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준비했어야 한다.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은 전적으로 현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잼버리 파행사태에 대해 대통령 사과와 총리 사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의장은 "먼저 대통령 사과가 필요하다"며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한국 스카우트 명예총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 세계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과 부모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잼버리 파행은 무능·무대책·무책임이라는 윤 대통령의 '3무' 국정운영이 모두 드러난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윤 대통령은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책임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잼버리 개막 이후 미숙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자 대통령실은 어김없이 '전 정권'을 소환했다"며 "'전 정권' 탓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이제는 ‘지방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새만금에 유치한 전라북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강원도 고성과 경쟁 끝에 새만금을 잼버리 개최지로 결정한 것은 2015년 박근혜 정부 때다"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조직위원장 5명 중 실무 책임 부서인 여성가족부 장관과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여한다"며 "정부가 결정하고 전북도가 집행하는 행사를 전북도 책임이라고 떠넘기는 것은 비겁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 야영지 매립과 조성 등 인프라를 닦았다"며 "윤석열 정부는 실제 대회 운영에 필요한 준비와 안전 점검이 주된 과제였다. 영국과 미국이 철수한 결정적인 이유인 폭염과 위생 대책이 어디에 해당하나"라고 반문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정부 지원을 총괄한 한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당에게는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연일 잼버리 민주당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말 뻔뻔하기 그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2022년 10월 25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대회 준비가 부실하다고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 준비됐다고 자신했다"며 "한덕수 총리는 올해 5월 직접 새만금 현장을 방문해 '정부지원위원회를 주재하며 꼼꼼히 챙겨왔다'고 말했는데 이래도 민주당과 전 정부 때문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하며 각종 문제를 지적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냉방버스 262대와 그늘막 69동을 설치하고, 청소 인력을 70명에서 1400명으로 늘렸다"며 "정부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것을 안 했던 것인데 이래도 민주당과 전 정부 때문이냐"고 했다.
잼버리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전라북도 도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새만금을 찾아온 세계 150여개국 4만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새만금 잼버리를 둘러싼 여야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면서 수많은 억측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무총리실이 여가부와 전라북도를 감찰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이 센 기관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려 힘이 약한 일선 공무원을 희생양 삼기 위한 감찰 시도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며 "저는 새만금 잼버리 진행과정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제안드린다"고 했다.
그는 "새만금 잼버리가 마무리된 만큼 신속한 국정조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올바른 시비를 가려내야 한다"며 "어떤 점에서 준비가 미흡했는지, 예산은 과연 적절하게 편성됐는지, 또 편성된 예산을 취지에 맞게 집행했는지, 정부와 전북도 그리고 조직위원회간 의사결정과 운영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냉철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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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