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이재명 수사 난타전…여 "민주 공범" vs 야 "검찰 꼼수"

서울 고검·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 11개 검찰청 국정감사
여 "대선 조작 가짜뉴스, 민주 공모 의혹 검찰 수사해야"
야 "검찰, 영끌 수사…윤 정부에 가장 큰 부담 주는 조직"

여야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을 비롯한 총 11개 검찰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비리를 윤석열 게이트로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에 이재명 대표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병욱 민주당 의원 보좌진 연루 의혹이 불거진 이철수-최재경 녹취록을 언급하며 민주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연이은 수사 및 기소 상황을 지적하며 검찰이 사건을 부풀리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책임자인 이모 수원지검 2차장검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2일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16일 위증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선조작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연루설을 거듭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김대업 병풍조작 사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선거제도의 본질을 흔드는 제도로써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20대 대선에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조작 사건이 벌어졌고 JTBC의 윤석열 커피 보도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민주당에서 소위 대장동 비리를 윤석열 게이트로 전환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던 가운데 이와 같은 조작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며 김병욱 민주당 의원의 연루 의혹을 언급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이와 같은 엄청난 일을 벌이는데 혼자만 하겠나"라며 "범죄자는 항상 공범성을 갖고 있다. 이 대표에게 보고가 안 됐을 리 없다는 게 국민의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판단할 것"이라며 "당연히 형사 책임의 성부, 또 과연 그 형사 책임의 인적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조수진 의원도 "대장동 부패 게이트 의혹 사건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불거졌다"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가짜뉴스로 대선 결과를 좌우하려고 했다면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범죄"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이 지칭하는 후보는 단 1명, 이재명 대선 후보"라며 "어떤 내용이 보고됐고 그 후보의 반응은 무엇이었는지, 승인하고 지시한 것은 누구였는지 당연하게 이것은 수사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언론에 보도되고 당 차원에서 전부 다 빨려 들어가면서 언론과 민주당이 합세해 의혹을 증폭시키는 이런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며 "이 사건은 대선후보, 언론, 민주당, 이른바 친정부 검찰이라고 불렸던 분들과 법무부 장관까지 모두 가세한 희대의 사건으로 반드시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지검장은 "제기되는 의혹 전반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거쳐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정점식 의원은 송 지검장에게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까지 알고 민주당 전체가 공모한 사건인 것으로 보이는 듯한 녹취록 대화 내용까지 보도가 됐다"며 "민주당 전체가 이 건에 어떤 관여를 했고 공모했는지도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 영장 기각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도 이어갔다.

박형수 의원은 "영장 기각 사실 하나로 수사 성과가 없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정진상, 김용 등 이 대표 측근들은 다 구속됐고 유일하게 정점에 남은 이 대표만 구속이 안 됐다. 수사 실패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영장 판사에 따라 사안을 달리 볼 수 있다"며 "(사건을) 따로 떼서 청구했으면 발부에 유리한데 그렇게 청구하면 야당에서 가만히 있었을까, 쪼개기라고 난리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이 꼼수로 영장을 청구하며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부풀려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낙선한 대통령 후보에 대해 이렇게 집요하게 없는 것까지 털어 영끌해서 최정예 검사들을 대거 투입(한 적이 있나)"라며 "아주 장기간 구속영장을 청구해 국회에 두번 보냈는데 손에 얻은 건 없고 국민 비난만 사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조직, 그게 지금 대한민국 검찰의 민낯"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지키는 검찰이 자기 명예를 회복할 길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로 영장을 보낼 때 수원 사건 2개를 가져와서, 대북 송금(사건)을 가져왔다가 기각되니까 다시 수원에 내려보냈다"며 "역대급 꼼수 아닌가. 하나로 자신 없으니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부풀려 시도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송 지검장은 "백현동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북송금 사건 한 건 한 건 모두 중대 사안이고 구속사안"이라며 "그럼 의원님 말씀대로 그 세 건을 건건이 별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하나. 그래서 모아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아직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박범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언급하며 "수백조원이 들어가는 쌍방울 대북사업에 경기지사가 무슨 처분권한이 있나. 차기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지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시일뿐, 이건 보험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고리로 검찰 수사의 부실함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송 지검장을 향해 "이 대표 영장이 기각돼 승복할 수 없다고 하지만 법원 결정이니 따라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실을 두고 송 지검장을 향해 "국가기관인 검찰은 증거로 말하고 결과로 말하는 것이 존재 방식"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검찰이) '집단 뇌피셜'로 계속 되뇌었는데 '이 대표가 범죄자이고 한 건, 한 건 구속사안이라고 일종의 분풀이라고 할까. 본인 실력이 없어서 구속 못 시켜놓고 마치 재판부가 문제 있는 것처럼 투덜거린다. '투덜이 스머프'도 아니고"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송 지검장은 "국감은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밑도 끝도없이, 근거도 없이 수사에서 충분한 혐의가 인정돼서 기소, 재판 진행돼 준비하고 있는 책임자에게 '집단 뇌피셜'이나 이런 말(을 하는 것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여야는 이모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위장전입 및 세금 체납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차장검사는 현재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책임자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해당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과 검찰은 개인의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제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국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질의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의원 질의를 평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김 의원의 의혹제기에 "이 자리는 지난 1년간 수원지검과 서울고검이 한 업무에 대해서 말하는 자리로 아는데 오늘 할 수 있는 말인지 의문"이라고 말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배 의원은 "질문이 가당하다, 가당하지 아니하다는 식의 발언은 명백하게 국정감사 취지와 정확하게 반한다"며 "행정부를 감시하고 경제해야 될 국회 권능을 부정하는 걸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송기헌 의원도 "국정감사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될 것은 그 기관 내에서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없는지 여부"라며 "수원지검장이 그것을 여태껏 아무것도 몰랐다고 하면 부하직원에 대한 지휘 감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검사를 향해 정치적 공세를 펼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차장검사가) 평범한 수사만 여태껏 수사해왔다고 하면 저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늘 국정감사장 질문이 됐을지 모르겠다"며 "특별한 사건을 수사했기 때문에 오늘 국감장 질의가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의원도 "(김 의원이 제시한) 개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이것도 잘 모르겠지만 국정감사 자료수집 범위 내 이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감사 권한이나 면책특권을 남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