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과밀 탓 급식 3교대·좌석지정제 시행
10분 남짓 시간에 급한 식사…배탈 일쑤
명문중학교로 소문나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은 부산 해운대구 A중학교. 그러나 이 학교의 점심시간은 10분 만에 식사를 마쳐야 할 만큼 빠듯하다. 맛있게 점심을 먹으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쌓는 여느 학교의 점심시간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5일 뉴시스 취재 결과 부산 해운대구의 A중학교는 점심 급식 시간(오후 12시 20분~오후 1시 20분)의 학생 배식을 3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3개 학년 총 1170명에 달하는 대규모 학생을 한 번에 다 수용하기엔 급식실 수용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중학교 급식실의 수용 규모는 400명 내외로, 한 번에 한 학년 정도만 이용 가능하다. 식당을 추가 개설하지 않는 이상 학생 배식의 교대 운영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학생 개인의 식사 시간은 10분 남짓에 불과하다. 성인에게도 버거운 짧은 시간에 학생들은 허겁지겁 서둘러 식사를 마쳐야만 한다.
심지어 식사 시간에 친한 친구와 곁에 앉을 수도 없다. A중학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급식 생활지도 등을 이유로 좌석지정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A중학교는 식사 시간이 더 필요한 학생을 위해 20~30석의 예비 좌석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밥을 천천히 먹고 싶은 학생들은 자리를 옮겨 특정 공간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이 학교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자녀가 중학교 내내 배탈이 났다"며 "학교에서 밴 식사 습관 때문에 집에서도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교육청에도 민원을 제기했지만, 예비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그저 아이들이 마음 편히 밥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아쉬워했다.
일각에서는 유독 해당 학교에 학생이 몰리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특목고 입학생을 많이 배출하며 소위 명문중학교로 소문난 A중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것이다.
A중학교 한 교사는 "A중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까지 넣는다"며 "주변 학교로 분산이 잘 안되고 A중학교로 학생이 몰리고 있어 급식 운영도 주어진 시간 내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결정된 방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중학교는 해운대구는 물론 부산 전체와 비교해도 유독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이다.
A중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1170명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평균은 29.3명이다. 해운대구와 부산시 학급당 학생 수의 평균이 25~26명인 것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부산시 해운대교육청 중등교육지원과 관계자는 "A중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 급식을 교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좌석지정제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교육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이점도 충분히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관내 학교의 학생 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매해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도 다양한 방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