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 입찰 3차 재공고
공사비용 400억원…"7월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시민단체 반발 지속…"남산 곤돌라 백지화해야"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차 입찰 공고를 냈다. 두 차례의 유찰 끝에 다시 재공고에 나선 가운데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서울시와 조달청 등에 따르면 시는 전날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 3차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공사비용은 400억원 규모로 1·2차 입찰 때와 같은 금액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12월 4일과 지난달 23일 실시된 1·2차 입찰은 사업 참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된 배경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 부담으로 사업성이 부족하고,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리스크 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자 입찰이 지연되면서 남산 곤돌라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올해 7월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하고, 내년 11월 준공해 전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인허가 과정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3차 공고의 입찰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 기한은 다음 달 8일까지다.
남산 곤돌라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교육단체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들 단체는 남산 생태계 파괴 우려뿐 아니라 리라초, 숭의초, 숭의여대 등 인근 학교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남산 곤돌라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학부모연대와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등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환경보전지역을 통과하는 남산 곤돌라가 서울시 조례에 따른 녹색시민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교육환경영향평가도 받지 않았다"며 "서울시는 사업 강행을 철회하라"고 했다.
시는 지난해 6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남산 곤돌라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남산예장공원(하부 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 승강장)까지 총 804m 구간을 오가도록 계획됐다.
시는 10인승 캐빈 25대를 운행해 시간당 1600명의 방문객을 수송할 예정이다. 이용 요금은 현재 남산 케이블카 이용요금 1만 5000원보다 저렴한 1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남산 곤돌라는 오세훈 시장이 과거 재임하던 시절 2008년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처음 추진됐으나 그 당시에도 환경단체와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좌초된 바 있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5년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하나로 재추진됐지만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다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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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