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가·의사·아나운서…국힘, 달라진 라인업으로 광주 도전

보수 불모지 광주에 참신성 내세운 공천
민주당 일당독점 구도 깰 수 있을지 관심

여당임에도 보수 불모지인 호남에서는 야당 신세인 국민의힘이 16년 만에 광주지역 총선 후보를 모두 출마시키며 눈길을 끌고 있다.


▲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광주지역 후보. 왼쪽부터 김윤 서구을 후보, 박은식 동남을 후보, 양종아 북구을 후보. (사진=국민의힘 제공)

광주지역 8개 선거구 후보 중 기존 국민의힘에서 볼 수 없었던 학생운동가, 의사, 아나운서 출신까지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해 바람몰이에 나섰다.

12일 국민의힘 광주시당에 따르면 4월10일 치르는 22대 총선에 광주지역 8개 선거구 모두 후보를 공천했다.

유독 호남에서 인물난을 겪던 국민의힘이 광주 8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것은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8개 선거구 후보 중 '5·18 소년시민군'과 '의사', 전 아나운서' 등 새로운 인물이 눈에 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 전남도청 사수에 나섰던 고등학생 소년시민군 김윤(61) 전 대우자동차 세계경영기획단장은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다.

김 전 단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광주 진흥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전두환 정권 타도'를 외치며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등록됐다.

민주화운동이 진보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김 전 단장의 인식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입장과 같다.

김 전 단장은 "꿩 잡는 게 매"라며 "제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김대중 정신으로 무장시키겠다. 광주시민도 당당해져야 한다"고 낡은 이념 갈등의 종식을 강조했다.

융복합 과학기술 혁신도시 조성, 영산강 오염 주범인 도심 하천과 양동복개상가 복원, 영산강변 귀향마을 조성, 무등산 정상에 휴식과 치유의 공간 조성, 헬스뷰티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광주가 고향이자 의사 출신인 박은식(40) 비상대책위원은 광주 동남을에 출마했다.

박 위원은 "고향에 정치적 대안세력이 존재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국민의힘에서는 호남 출신으로 중앙에서 인정받는 정치인들 중 광주로 내려오는 분이 없었다"며 "고향이 진보좌파에게 이용만 당하고 보수우파에는 버려지는 것이 너무 싫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박 위원은 "주변에서는 '어차피 질건데 왜 출마하냐', '의사 일을 그만두는 것에 손해가 너무 크니 차라리 비례대표가 되어 경험을 쌓으라'고 말씀하셨다"며 "저의 출마는 그 자체로 승리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충장로~무등산케이블카 건설,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추진, 창고형복합쇼핑몰 유치, 대학병원 증축 등 지역발전 공약을 내걸었다.

박 위원은 광주 문성고와 한양대 의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지역에서 내과 전문의로 근무하다가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전 MBC 아나운서 출신인 양종아(49) 한뼘클래식기획 대표이사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에서 영입한 문화예술분야 인재로 광주 북구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양 대표는 "국민의힘 영입 제안을 받았을 때 광주에서 나고 자라고 또 학창시절을 보내고 방송생활을 했기 때문에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주변에서 또 가족도 마찬가지고 걱정하는 소리, 우려의 이야기, 계속 그 소리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광주에서 살 수나 있겠느냐는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오히려 내가 꼭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더 하게 됐다”면서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면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그런 정치 구조를 꼭 바꾸고 싶었고, 꼭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신념처럼 들었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전남대학교 음악과를 졸업하고 부산·광주 MBC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전남·광주 지역에서 클래식 공연 프로그램 진행·기획을 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나눔복지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공약으로 가칭 '아르떼 광주' 패밀리랜드 활성화, 한부모가정 주택지원, 문화예술회관 사거리 입체교차로 설치, 보통교부세 자치구 직접 교부 등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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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