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첫 공판기일 열어
형사과장은 "혐의 모두 인정"
건설사 회장이 면회 부탁
고향 선배의 부탁을 받아 살인미수 피의자를 불법으로 특별면회를 시켜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 고위 간부들이 첫 재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만 공소사실에 대해선 부인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의 지시에 따라 불법 면회를 시켜준 형사과장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이범용 판사)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경남경찰청 소속 A(50대)경무관과 전 해운대경찰서장 B(50대) 경무관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 C(50대)씨도 함께 법정에 섰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9일 오후 고향 선배인 부산지역 건설사 회장 D씨로부터 살인미수 혐의로 해운대경찰서에 수감돼 있는 E씨와의 면회를 개인적으로 부탁받았다.
이에 A씨는 해운대경찰서장인 B씨에게 이들의 면회를 유치장 면회실이 아닌 과장 사무실 같은 편안한 곳에서 면회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이를 수락한 B씨는 형사과장 C씨에게 불법 면회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면회 관련 규정을 위반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D씨와 E씨의 면회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공문서인 '피의자 출감 지휘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측은 "이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점에 대해서는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다만 직권남용권리행사죄에 관해선 법리적으로 다투겠다"고 밝혔다.
B씨 측도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하지만 공소사실에 적시된 것처럼 특별 면회를 지시한 기억은 없고, 순차적으로 공모한 사실 자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C씨 측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을 오는 5월 24일 오전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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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