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2024년 들어 39건 뎅기열 감염 보고
독일, 올봄 평소보다 빠른 모기 확산 전망
뎅기열이 유럽까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베를린의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뎅기열은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으로 발열, 심한 두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쇼크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베를린에서는 39건의 뎅기열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2015∼2019년 이 지역 뎅기열 사례는 연평균 18건에 불과했고, 보건당국은 이들 모두 해외를 여행하다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에 뎅기열 예방 조치를 권고했다.
독일 전역의 뎅기열 감염사례는 2019년 약 120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2022년 375건이 보고돼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뎅기열은 '아시아호랑이모기'로도 불리는 흰줄숲모기가 매개체로 고열과 두통·근육통을 일으키고 드물게 사망할 수도 있다.
흰줄숲모기는 원래 동남아 등지에 살지만 최근 십수 년간 수출입 폐타이어 등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독일 질병청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독일을 비롯한 13개국에 이 모기가 사는 것으로 파악했다.
학계에서는 기후변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서 흰줄숲모기가 2017년부터 유럽에도 토착화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프랑스,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등지에서는 따뜻한 지역을 여행하지 않고도 유럽에서 자생된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지만 독일의 경우는 아직 없다.
다만 독일은 올봄 습하고 따뜻한 날씨로 모기가 평소보다 빨리 알을 낳기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프니츠농업경관연구소의 도렌 베르너는 "모기가 보통 5월 초에야 부화하지만 올해는 3∼4주 정도 이르다"고 설명했다. 라인강 인근 90개 지방자치단체는 협의체를 만들어 모기 퇴치 작전에 나서는 한편 흰줄숲모기를 발견하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뎅기열 백신은 2023년 2월 독일에서 출시됐지만 예방접종위원회는 독일 내부에서 뎅기열이 전염된 사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 발병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만 백신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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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