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구간 4차례 유찰·예산 투입 문제
광주시의회 예결특위 전문위원 지적
광주시 "공법변경·야간작업하면 가능"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구간의 잇따른 공사 유찰과 예산 문제 등으로 개통시기 연기가 불가피하다면 광주시가 시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공개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정기 전문위원은 13일 2023년 광주시 일반 및 특별회계 검토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촉구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총 연장 41.9㎞로 정거장 44곳, 차량기지 1곳이며 총사업비는 3조806억원이다. 1단계는 2026년 말, 2단계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조선대~광주역·17㎞)는 2019년 9월 착공해 올해 5월 말 기준 공정률 73%를 보이고 있다.
2단계(광주역~전남대~일곡지구~수완지구~운남지구~시청·20㎞)는 2023년 12월 공사를 착공해 현재 도로굴착을 위한 준비작업 중이다.
하지만 2단계 8개 공구 중 7공구와 10공구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4차례 입찰에도 불구하고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잇따라 유찰됐다.
이 위원은 1단계 공사가 개통까지 약 7년여(시운전 13개월 포함)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단계는 공사구간이 더 길고 복잡해 산술상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려워 2029년 개통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2단계 구간은 용봉천 복개도로 하부를 병행해야 하는 설죽로 구간을 비롯해 영산강(첨단대교·광신대교)을 두 번 도하해야 하는 등 공사 난도가 1단계보다 높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시의 재정 여건이 열악해 제 때 예산이 투입될 수 있을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1~2단계 정상 개통을 위해서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시비 8542억원을 포함해 국비 등 총 2조1333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시비 예산은 2023년 873억원, 2024년 867억원에서 당장 내년부터는 두 배에 달하는 1692억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2021년에는 시비를 매칭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한 여파가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2025년과 2026년은 1~2단계 구간에서 동시 공사가 진행돼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광주시는 민선 7기에 1단계 개통 연기 가능성을 숨긴 채 2023년 말에 공사를 완공한다고 시민들에게 공표했으나, 민선 8기 출범 후 2026년으로 1단계 개통시기를 연기했다.
이 위원은 "현재 광주시 재정 여건이나 공정률을 감안하면 공사가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공사 지연이 명백히 예측되고 약속했던 개통시기를 지키지 못할 상황이라면 시민들께 정확한 상황을 공개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행정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철도 2호선의 차질없는 개통을 위해서는 대규모 신규 사업을 자제하고 국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누군가는 지금 도시철도 2호선 개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위기의 호루라기를 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주시는 공법 변경과 야간 작업 등으로 당초 목표인 개통시기를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점환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부장은 "올해 말까지 업체가 선정되면 특별히 지장은 없다. 총 공사기간은 6~7년 걸린다"며 "현재 공사를 맞춰서 진행하기 위해 행정절차, 지장물 조사, 가로수 조사 등을 선행하고 있다. 업체가 선정되면 야간·연장작업, 공법 변경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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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