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딸 위한 구원의 길…'880㎞ 대장정' 마침표

희귀병 걸린 딸 치료비 위해 국토대장정
22일간 하루 평균 40㎞…880㎞ 여정
충북모금회 "특별 모금 진행할 예정"

세 살배기 딸을 살리기 위한 아빠의 눈물겨운 여정이 22일 만에 종료됐다.

지난 5일 딸의 희귀병 치료비 모금을 위해 국토대장정에 나선 전요셉(33)씨가 29일 오후 2시 최종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충북 청주의 시골교회 목사인 전씨는 신경계 근육 희귀질환인 '듀센근이영양증'(DMD·Duchenne Muscular Dystrophy)을 앓는 딸 사랑(3)양의 치료비 모금을 위해 걷고 또 걸었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경남 양산, 울산, 대구, 경북 김천, 충북 영동, 대전을 거쳐 지난 20일 고향 청주에 도착했다.

청주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충남 천안, 경기 오산·성남을 거쳐 이날 서울에 도착했다.

전씨는 교회를 섬기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22일 동안 하루 평균 40㎞씩 총 880㎞가량을 걸었다.

그는 중간지점에 도착할 때마다 번화가를 돌며 딸의 후원 챌린지를 홍보하고, 지역 교회에 딸의 사연이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전씨는 "돈을 쥐여주며 굶지 말라고 애정 어린 걱정을 해준 사과 과수원 할아버지, 운전을 하다 멈춰서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준 아이 어머니 등 고마운 분들이 셀 수 없다"며 "그분들 덕에 여정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까지 모인 후원금은 13억7000만원. 국토대장정은 끝났지만 목표액 46억원 달성을 위한 여정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특별모금으로 이어진다.

전씨는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과 자료 일체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맡기기로 했다.

충북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현재 특별모금 개시를 위한 내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12월부터 모금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양이 앓고 있는 '듀센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점 퇴화해 10세 전후로 보행 능력을 잃고, 20대에 호흡기 근육 장애로 자가호흡이 힘들어진다. 대부분 30대에 이르러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병이다.

우리나라에서 DMD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이 없어 국내 환자 대부분은 스테로이드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치료제가 승인된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가 46억원에 달한다.

전씨의 국토대장정은 이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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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