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적극 구애에 '몸값' 치솟는 김종인

윤석열, 김 전 위원장에 새해 인사
송영길, 김 전 위원장에 자문 구해
중도 이미지 김종인 선거활용 의도

여야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 적극적인 구애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연말에 전화로 안부 인사를 건넨 데 이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여야 공히 경제 민주화 등 큰 정책을 제시해 중도 이미지가 강한 김 전 위원장을 박빙의 대선 판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송 대표는 연일 김 전 위원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3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과 관련해 "여야를 넘나들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이유는 단순히 권력을 좇아서 왔다갔다 한 게 아니라 경제민주화라든지 나름대로 자신의 어젠다가 있었다"며 "그런 어젠다를 누가 수용할 것인가 (김 위원장이) 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경제 철학을 윤 후보가 수용할 수 없고, 선거용으로 쓸 수 있지만 끝나고 팽당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 후보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수용할 수 있는 마인드가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방송에 나와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전하며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철학과 정책을 수용할 마인드가 있겠나"라고도 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 본인이 만나보겠다면 하면 자연인 입장에서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했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정치계 어른이셔서 자주 연락드린다. 기회가 될 때 찾아뵙는 게 도리일 것 같다"라고 화답해 두 사람간 만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김종인 묶어두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달 31일 김 전 위원장에 전화를 해 안부를 물었다. 지난달 5일 선대위가 해체된 뒤 두 사람이 통화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위원장은 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새해 인사 차 전화를 한 것이고 아무 이야기도 안 나눴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선대본부 합류와 윤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 거듭 "개인적으로 통화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주 금요일 명절을 보내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셨다"며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고) 안부전화를 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대표는 3일 김 전 위원장의 여당 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이 여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권교체라는 것에 뜻을 함께하고 계시기 때문에 민주당의 친분 있는 인사들이 찾아오면 덕담 조로 얘기하실 수 있겠지만 특히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생각하는 철학과도 많이 어긋나 있는 후보이니 지원 행동을 하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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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