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급여 3600만원·35세 미만 대상 가입 가능
저소득층 청년 자산형성 취지는 이해하지만
"알바도 하며 남들 놀때 공부해 소득 높은데"
중장년층은 "우린 세금만 내는 호구냐" 불만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인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됐지만 소득 수준 등을 이유로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과 가입 대상이 아닌 중장년층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소득이 적은 청년 세대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은 최대 2년 만기까지 납입하는 경우 시중 이자에 더해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저축장려금과 이자소득세 면제 등으로 금리 연 10%대를 주는 일반 적금 상품과 유사한 효과가 있어 출시 첫날부터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예산을 고려하면 약 38만명만 지원할 수 있지만, 상품 출시 전 가입 가능 여부 조회에만 200만명이 몰렸다.
뜨거운 반응 못지 않게 자신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청년희망적금 소득 상한선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거나, 자산 기준을 고려하지 않아 도입 취지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청년희망적금 소득 상한선인 3600만원을 버는 근로자가 4대 보험과 근로소득세를 제하고 받는 연봉 실수령액은 3180만원으로, 매월 265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면 지난 2020년 12월 임금 근로 일자리에 종사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20만원이다. 평균 급여를 크게 하회해야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연 소득 200만원 초과로 가입에 실패한 직장인 김모(28)씨는 "200만원 더 받았다고 2년 동안 좋은 조건으로 저축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지난해 소득이 평년보다 조금 많이 찍혔고, 2020년 소득은 3600만원에 훨씬 미치지 못했는데 그런 건 계산하지 않는 거 같다. 엉터리 기준으로 청년을 갈라치기하는 거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연 소득 기준 초과로 선정되지 못한 대기업 사원 이모(28)씨도 "학창 시절부터 남들 놀 때 공부했다. 대학 내내 알바도 병행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그 결과 소득이 조금 높다는 이유로 온갖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집값 보면 결혼도 포기해야 하나 싶은데, 자산을 형성할 이런 기회조차 박탈 당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애초에 가입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직장인 김모(36)씨는 "어린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에 반대하진 않지만, 힘들게 일하며 월세 살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희망이 필요하긴 마찬가지"라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정책을 만들긴 어렵겠지만, 나이 좀 많은 사람들에게도 희망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4050도 힘들다. 세금만 내고 혜택은 받지 못하는 호구 세대", "청년 아니어도 희망을 줘라", "뭐만 하면 청년 청년. 청년만 국민인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소득이 낮은 청년 세대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의 '청년희망적금'을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연 소득 3600만원 이하면 좀 베풀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며 "아무리 복지 복지 말해도 돈을 잘 풀지 않는 게 사실인데. 풀 곳엔 좀 풀자"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안 그래도 저출산 인구 절벽 시대에 이런 복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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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