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교수 아내 출석·성적 조작한 사립대 학과장, 벌금형

학생진급, 졸업사정 등 학사행정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립대의 학과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5형사단독(부장판사 정진우)은 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북의 모 사립대 시각디자인과 A(63)학과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담당한 'UCC동영상제작' 교과목과 시간 강사 일부가 담당한 교과목의 각 허위 출석 인정 및 학점 부여 관련 각 업무방해의 점은 무죄 판결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59·여)씨에게 벌금 100만원, 시각디자인과 전공 교수 C(59)씨에게 벌금 500만원, 같은 학과 교수 D(47)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B씨가 자신의 남편, A씨 등과 함께 공모해 학사행정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B씨나 남편이 학점을 부여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A씨는 검찰에서 B씨가 만학도이고 선배의 부인으로 알고 있어 인정에 이끌려 편의를 봐준 것일 뿐이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학과장 A씨와 교수 C씨는 피고인 B씨가 출석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50시간을 출석해 수강한 것처럼 학사관리프로그램에 허위로 입력하고 학점을 부여할 수 없음에도 'C0'로 부여한 허위 성적평가자명단을 작성해 교무처장에게 제출하는 등 위계로써 대학교 총장의 학생진급, 졸업사정 등 학사행정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대학 선배이자 해당 사립대학교에서 근무했던 초빙교수 E씨의 아내인 B씨는 2014년 3월 시각디자인과에 편입 후 2016년 2월 졸업해 미술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에 거주하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B씨는 원거리에 위치한 모 사립대에 편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출석 및 시험 응시, 과제물 제출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씨는 남편의 대학 후배로 평소 친분이 있던 A씨가 학과장으로 있던 대학교에 편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판부는 "A씨는 시각디자인과 학과장으로서 주도적으로 학생인 B씨의 학점을 부여하기 위해 자신이 담당한 수업 및 다른 교수, 강사들이 담당한 수업에도 학점을 부여하라는 지시 등을 했다"며 "다만 A씨와 C씨는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D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고인 모두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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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