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교사 우울증 앓아…교육부 소극대응 반성해야"

9·4 공교육 멈춤의 날 D-1…교육부 공개 토론회
교육차관 "소통채널 더욱 확대, 의견 적극 반영"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현장 교사들이 교권 보호 활동에 소극적으로 일관해온 교육 당국을 강하게 꼬집었다.



교육부는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장상윤 차관 주재로 '현장교사 공개토론회'를 열어 교권회복 방안과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 추모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부의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발표 이후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참석 교사들은 교육부의 노력에도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할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조재범 보라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부가 짧은 기간 동안 교권 보호 입법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간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교순 마지초등학교 교사는 "많은 교원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서 "시도교육청 차원의 법무팀을 구성해 아동학대로 신고 당하는 교사를 보호하고 법 개정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동준 용인둔전초등학교 교사는 "아동학대와 구분할 수 있는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교육활동을 보호해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교사들이 아동학대 수사·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일을 맞아 교육계의 추모 집회·행사 개최 계획을 두고 징계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주호 진주동중학교 교사는 "9·4 추모 집회에 참석한 교원들을 교육부에서 징계한다면 동료 교원들이 그들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법무부와 함께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 전담팀(TF)'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TF에는 보건복지부, 경찰청도 참여해 교사들이 아동학대 신고 걱정 없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지원한다. 수사 기준과 직위해제 등 법률 집행 과정에서 교사의 교권과 기본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교육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논의한 의견을 토대로 '현장 교원 전담팀(TF)'을 꾸리는 등 교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의 후속조치를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장 차관은 "교육을 책임진 사람 중 하나로서 선생님들의 외침이나 요구 중에 교육부는 무엇을 개선하고 또 무엇을 응답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며 "오늘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교실은 오랜 기간 교육부 그리고 국회, 교육청, 학교장, 일부 학부모 등이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누가 누구를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탓하기보다는 책임이 있는 주체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다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신속하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찾아내서 함께 힘을 모아 실행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울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리는 길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통 채널을 더욱 확대하고 활발하게 가동해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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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