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이전·참여재판 이어 재판부 기피
기소 5개월만에 진행되다 또다시 중단
11일 예정됐던 공판은 열리지 못해
형소법에 따라 구금 기간도 함께 연장
이른바 '창원간첩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 활동가 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기소 다섯달 만에 가까스로 시작된 재판 절차가 또다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 된 A(60세·신발 제조 회사 대표)씨 등 4명 측 변호인은 전날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에 기피 신청을 접수했다.
형사소송법상 기피란 법관의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측이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이들의 신청이 정당한지 여부는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판단하게 된다.
앞서 피고인 측은 재판부에 관할 이전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며 재판 절차가 두 차례 가량 중단됐다. 두 신청은 모두 최종 기각됐고, 기소된 지 5개월여 만인 지난달 28일부터 첫 공판이 진행되어 왔다.
재판 과정에서도 검찰과 변호인 측은 강하게 대립했다. 검찰은 재판이 지연된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이들은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맞섰다.
두 번째 공판에서는 보석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활동가들의 변호인은 방어권 행사를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검찰은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반박했다.
또 국가정보원 직원 증인신문을 위해 재판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비공개 결정 및 차폐막을 설치하기로 하자 변호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측이 기피 신청을 접수함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3차 공판기일은 진행되지 못했다. 다만 형사소송법 규정에 의해 공판 절차가 정지되면서 피고인들의 구금 기간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A씨 등 4명은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정부 단체 자통 활동가로, 2016년부터 북한 대남공작사업 총괄 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각종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통은 ▲미제국주의 침략세력과 친미예속적 지배세력 타도 ▲정치·군사·경제·문화 등 전 영역에서 미제국주의 잔재 청산 ▲연방통일국가 수립을 통한 조국통일과업 완수 등을 주요 강령으로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공판준비절차 당시 검찰이 수사·공소 유지의 편의를 위해 창원지검 수사 사안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넘겼다며 법원에 관할 이전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낡은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처벌할 가치가 있는지 일반 국민의 상식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국민참여재판도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고심을 거쳐 지난달 16일 대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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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