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하고, 부모 돈 4만원 뜯었다…징역 12년

제주지법 제2형사부, 특수강도강간 선고
귀가하는 피해자 쫓아들어가 흉기 위협
부모에게 '죽이겠다' 협박해 4만원
옛 연인 살해 위한 택시비…'살인 예비'

집으로 가는 미성년자를 쫓아가 성폭행하고, 부모를 협박해 돈까지 뜯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보호관찰 5년도 함께 내려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제주시의 다가구주택으로 귀가하는 B양을 따라들어가 흉기로 위협해 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휴대폰을 빼앗았다. 다음날에도 B양을 흉기로 위협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다시 성폭행했다.

A씨는 또 B양의 부모에게 B양을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현금 4만원을 빼앗았다. 검찰은 이 4만원을 서귀포시에 사는 옛 애인을 살해하러 갈 때 쓸 택시비로 판단, 살인예비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다. A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기다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지난 8월17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미성년자인 피해자는 12시간 넘게 끌려다녔고,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피고인(A씨)은 범행 후 피해자에게 전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야하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태도가 전혀 없다"고 했다.

A씨는 법정에서 성폭행 혐의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살인예비 혐의는 부인했다. 전 애인과 대화하려한 것이지 살해하기 위해 찾아가려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A씨가 과거에도 전 여자친구를 수 차례 감금해 폭력 행위를 한 점, 관련 범행을 B양에게 얘기한 점 등에 비춰 살인예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피해자 집에 침입해서 돈을 강취하고 12시간 넘게 감금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까지 저질렀다"며 "피해자는 평생 잊히기 어려운 중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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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