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된 수원역 환승센터 사고 현장…"너무 끔찍했다"

환승센터 버스가 횡단보도로, 1명 사망·17명 부상
목격자 "잠깐 차이로 피해…부상자 트라우마 걱정"

"길을 건너자마자 '쾅' 하고 건물이 무너지는 것 같은 큰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까 버스가 신호등을 들이받고, 주변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어요. 곧바로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더라고요."

22일 오후 4시께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수원역 버스환승센터 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앞유리가 박살난 버스가 횡단보도를 막고 서 있었고, 바닥으로 고꾸라진 신호등에서는 초록불과 빨간불이 번갈아 가며 켜졌다.



버스 뒷문 쪽에는 붉은 핏자국이 흰색과 파란색 천으로 덮여 있어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그 옆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 한 짝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목격자 유모(33·여)씨는 몇십 초 차이로 길을 건너면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는 "길을 건넌 직후 다음 신호로 가는데 쾅 하고 큰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 약속이 있어서 가는 길이었는데, 잠깐 차이로 저는 사고를 피한 것 같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유씨는 당시 상황이 너무 끔찍했다고 전했다. "4명 정도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옆에 서 있던 사람의 피를 뒤집어쓴 채 넋이 나간 사람도 보였다. 놀란 일행을 달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분들의 트라우마가 걱정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또 "곧바로 119에 '사람이 깔려있고, 다친 사람이 많아서 구급차 1대로는 안 될 것 같다'고 전화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신고하고 있었다. 너무 놀라고 걱정돼서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폴리스라인 바깥으로는 길을 건너려는 시민들이 우르르 몰려 웅성거렸다. 사고 현장은 수원역과 백화점 두 곳을 연결하는 통로인 데다 화성 방면 버스가 오가는 환승센터라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교통경찰 3명은 현장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오가는 버스가 원활히 지나갈 수 있도록 통제했다.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면서 "사고 현장 피해서 돌아서 건너세요"라고 크게 외쳤다.

한켠에서는 현장을 수습하는 경찰과 관계자들이 버스를 들어올리기 위해 크레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바로 옆에서 사고가 난 버스 노선인 30-1번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해당 버스는 환승센터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해당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이모(20)씨는 "보통 이 정류장에 섰다가 횡당보도 신호가 바뀌면 가는데 왜 이런 사고가 났는지 모르겠다. 왜 사고가 났는지 의문이다. 버스 기다리면서 계속 사고 현장이 보이니까 마음이 안 좋다"라고 말했다.

문모(67·여)씨는 "여기서 봉담 가는 버스를 자주 타는데 차가 빨리 달리지도 않는 구간이다. 여기가 사고가 날 데가 아닌데 왜 이런 큰 사고가 났는지 안타깝기만 하다"라고 했다.

평소 수원역 환승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지나가던 시민 조모(61·여)씨는 "매일 지나는 곳인데 이런 사고가 났다니 무섭다. 동생이 괜찮냐고 전화가 와서 알았는데, 실제로 현장을 보니까 더 끔찍하다"라며 혀를 끌끌 찼다.

이날 오후 1시26분께 수원역 2층 12번 버스환승센터에서 50대 버스기사 A씨가 몰던 30-1번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졌다. 또 2명 중상, 15명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버스 기사 A씨도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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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