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는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 집을 찾아가 "샤워하는 거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했다)"라고 말하며 위협했으나 기소유예로 사건이 마무리돼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조현병 환자가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며칠 전 집에서 자고 있는데 누가 문을 30분 동안 미친 듯이 두드리고 벨을 눌러서 경찰에 신고했다"며 겪은 일을 전했다.
문을 두드린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체포 당시 "12월부터 샤워하는 걸 보고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서에서 들어 보니 남성은 조현병 환자였고, 옆 아파트 집주인 아들이었다. 옥상에서 날 내려다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층에서 누군가 들어올 때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따라 들어왔고, 심지어 오른손에만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었다. 남성은 초인종 누르고 쭈그리고 앉아 인터폰에 얼굴 안 나오게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가 글과 함께 공개한 폐쇄회로(CC)TV 속에는 사건 당시 가해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모자와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렸고, 한쪽 손엔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강간 예비죄 혐의로 신고하려면 '피해자가 반대했을 때 어떻게 하려 했냐'는 질문에 남성이 '강간하려고 했다. 강압적으로 하려고 했다'는 말을 해야만 한다더라. 그래서 단순 주거침입죄만 해당됐는데, 검찰로 넘어가서 기소 유예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또 가해 남성의 보호자는 "솔직히 말해서 사람이 눈이 있고 창문이 이렇게 열려있지 않느냐. 샤워하든 뭘 하든 보라고 있는 거고, 시선이 당연히 갈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고 A씨가 주장했다.
A씨는 "왜 주거침입 혐의만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경찰 쪽에서는 (가해자가) 3일만 병원에 있고, 그 다음은 보호자의 선택이라고 했다. (가해자는 조현병) 치료 2주 반 만에 치료가 끝났다고 한다"며 "다른 방법은 없을지 도움 부탁드린다"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당장 이사 가야 한다" "당분간 무조건 다른 곳에 가 있길"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는데 예비 강간죄가 아니라니" "말만 환자고 사실상 강간미수범 아닌가" "니트릴 장갑 끼고 인터폰 밑에 쭈그려 앉아있었으면 계획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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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