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백일해·폐렴 확산세… 부모들 '불안 고조'

올해 백일해 환자 634명 작년보다 90.5배 급증
마이코플라즈마 폐렴환자 150명 10.7배 늘어
어린이 환자 많아…맞벌이 부부 병간호에 진땀

환절기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백일해 환자가 광주에서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아이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데다 백일해 국내 첫 사망 사례까지 나오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광주시 표본 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백일해 발생자 수는 지난 14일 기준 634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명에 비해 90.5배 급증한 것이다.

최근 5주(41주차~45주차) 동안 발생한 백일해 환자만 135명으로 전년 동기(4명) 대비 33.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확산세도 만만치 않다.

올해 광주에서 발생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는 지난 14일까지 150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명과 비교해 10.7배 증가한 것으로, 최근 5주간 발생 환자 역시 전년(4명) 대비 10.8배 증가한 43명이다.



시 보건당국은 코로나가 안정세에 접어든 이후 개인 위생 수칙 준수 의식이 낮아지면서 호흡기 질환 감염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역시 감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집중 발생하는 추세다. 감염병 특성상 아이들이 모여 지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지역 보육·교육시설에서 전염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성 호흡기 질환 유행에 맞벌이 부부 등 부모들도 자녀 병간호에 애를 먹거나 행여나 아이가 아프지는 않을까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 박모(43)씨는 "둘째 아들이 폐렴에 걸려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했었다"며 "아이가 아프다고 부부가 매일 연가를 낼 수 없어 양가 부모님께 병간호를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모(41·여)씨는 "백일해나 폐렴 모두 증상이 오래간다. 남편과 번갈아 연가를 내며 아이를 돌보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감염병이 유행한다고 해서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난감한 기색을 나타냈다.

특히 '100일 동안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백일해의 경우 최근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 영아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 보건당국은 "백일해는 임신 3기(27~36주)에 예방 접종을 해야 하고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는 빠짐없이 2·4·6개월에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을 비롯해 영유아 부모 등 성인들도 백일해 유행을 고려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 기침예절 준수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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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