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보상' 강화…조기협의 장려금 도입
최외측 전선 3m에 전압 이격거리만큼 보상
특별법 제정…경과지 주민·지자체 혜택 확대
한국전력공사가 송전망 건설의 걸림돌인 지역 반발을 줄이기 위해 토지주 보상을 확대한다. 조기협의 장려금을 도입하고 송전선 경과토지(선하지) 보상을 늘리는 게 골자다.
'전력망 특별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주민 보상과 지자체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토지보상 감정가액의 최대 50%까지 추가로 지급하는 내용의 조기협의 장려금을 도입한다.
그동안 송전망 건설 사업에 협조적인 토지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예 없었기에 협의의 속도를 낼 유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선하지 보상 범위도 확대한다. 한전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송전선로를 설치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 지상 공간의 경우 송전선로 양측 가장 바깥 선으로부터 수평으로 3m를 더한 범위 만큼 보상한다.
앞으로는 여기에 전압별 이격 거리를 추가한 값이 보상 범위로 설정된다.
예컨대 154㎸의 경우 기존 3m에 1.8m, 345㎸는 3m에 4.65m를 각각 추가로 보상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이 추진 중인 '전력망 특별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서도 지원 보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내부 기준을 손봐 조기협의 장려금 도입과 선하지 보상 확대를 선제적으로 도입·시행한다. 다만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선 전력망 특별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력망 특별법을 통해 조기협의 장려금 도입에 대한 내용을 법에 못박는다. 보상금을 일시나 분할로 지급받는 '보상선택제', 선하지 토지주에게 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역 주민 혜택도 늘어날 수 있다. 경과지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에 대한 지원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송주법(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 적용 경과주민·토지주 대상 추가 보상안도 마련됐다. 더욱이 경과지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법 대상사업은 정보공개도 의무화된다.
이 외에도 현재는 지자체에 대한 지원이 없는데, 특별법 마련을 통해 가공선로 경과 지자체에 대한 재정 지원이 도입될 전망이다.
최근까지 10개의 전력망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전력망 특별법은 통과되지 못한 채, 모두 폐기된 바 있다.
한전이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전력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적기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반발이 극심해 전력망 적기 건설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하남시가 주민 수용성을 이유로 한전의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 관련 허가 신청 4건을 모두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 원전에서 발전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중추적 관문 역할을 한다. 현재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와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시간도 촉박하다. 전력을 공급할 원전과 전력을 사용할 산단이 마련 중인데, 이를 연결할 전력망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는 셈이다.
국가 전력망이 적기에 확충되지 않는 부담은 고스란히 한전이 지게 된다. 한전은 국내 전력망을 독점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력망 건설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철수 한전 전력계통본부 부사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토지 사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때 조기에 협상해 주는 토지 소유주에 대해서 인센티브 지급하는 방안, 2014년 송주법을 만들면서 지역 지원 사업에 대한 단가 조정을 안 했는데 그 부분을 시행령 개정하면서 그동안 10년 치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서 지원하는 방향 등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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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