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도서관 속삭이는 소리 수준으로…LH, 내년부터 전면 적용

LH 층간소음기술연구소 '데시벨35 랩' 준공…내년 개관
도서관 속삭이는 소리 수준 35db 목표…1등급보다 높아
바닥두께 늘리고 완충재 개선…분양가 1호당 300만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년 하반기부터 설계에 들어가는 모든 공공주택에 '도서관에서 속삭이는 소리' 수준인 층간소음 방지 1등급 기술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LH는 24일 "층간소음 1등급 기술개발을 목표로 총 9차례에 걸친 기술 실증 끝에 복합완충재와 고밀도 몰탈의 핵심 기술요소와 층간소음 저감 공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총 12건의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이 인정됐으며 모두 민간이 보유한 기술이다. 이 중 67%는 현대건설, DL이앤씨, 삼성물산 등 대형건설사가 보유할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인 만큼 LH가 민간 기술을 즉시 설계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층간소음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바닥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소음을 흡수하기 위한 완충재와 난방배관을 설치하기 위한 몰탈이 시공된다.

LH는 완충재와 몰탈의 성능을 높여 바닥으로 전해지는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 지난해 설계에 적용한 3등급 기술은 21㎝ 슬래브에 3등급 복합완충재, 경량기포, 일반몰탈로 구성된다. 2등급 기술은 슬래브 두께는 동일하나 2등급 복합완충재가 적용되며 경량기포 없이 일반몰탈 2개를 붙였다.

LH는 8회의 현장실증과 47가지 기술모델, 총 1347회의 현장 테스트 등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했다. 바닥두께를 21㎝에서 25㎝로 강화하고 1등급 고성능 복합완충재 시공, 고밀도몰탈 2개를 붙인 형태가 그것이다. 9차 실증은 난방배관 고정 와이어메쉬, 몰탈 종류, 륨카펫 등 요소 기술별로 최고 수준의 조합에 대한 성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H는 내년 하반기 이후 모든 신축 공공주택 설계에 적용할 방침이다. 1등급 층간소음 방지 기술이 적용되면 분양가가 세대당 약 300만원 올라갈 전망이다.


옆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복도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방안도 마련한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차단 성능 1등급 벽체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됐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당해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당해층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25~2026년에는 라멘, 모듈러, PC(precast concrete) 등 주택 공법에 따른 맞춤형 1등급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LH는 최근 세종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 부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준공했다. 내년 3월부터 자체 층간소음 시험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테스트베드로 개방한다.

데시벨35랩은 건물 구조·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고성능 소음저감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험 공간 구조(벽식, 라멘)와 슬래브 두께(15~25㎝) 등 다양한 조건이 적용한 10개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

LH는 데시벨 35랩을 활용할 경우 1년 이상 걸렸던 신기술 인증이 6개월 내외로 단축되고 기술 검증 및 확산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도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내년부터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을 적용해 공공임대주택 공공주택에 대한 선입견을 없앨 계획"이라며 "1등급 슬래브 두께를 25㎝보다 더 얇게 하면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소비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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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