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제징용' 일본제철 자산매각 명령…외교부 "한일 협의 기대"

외교부 "모든 당사자들이 동의할 해법 마련을"

한국 법원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국내 자산을 매각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한 데 대해 외교부는 한일 양국 간 조속한 협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30일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및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피해자 권리실현 및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모든 당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을 위해 조속히 한일 양국 간 협의를 진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 등이 일본 제철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달라며 낸 신청에 대해 특별현금화명령(매각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일본제철 항고 등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자산이 바로 현금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일본제철이 배상하지 않자 포항지원은 일본제철의 한국자산인 피엔알(PNR) 주식 8만1000주에 대해 피해자들이 낸 압류신청을 승인하고 공시 송달 조치를 했다. 공시 송달 효력은 지난해 8월4일 0시부로 발생했다.

일본은 이번 매각 명령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 기업 자산 현금화는 일본이 한일관계 과거사 문제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9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하라는 법원 명령이 나왔을 때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당시 일본 외무상은 "현금화는 일한(한일) 양국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및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 법원의 징용 배상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한일 관계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일본 측 각급 인사들이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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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