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잇단 해외법인 설립…"미래 먹거리 찾아라"

국책은행 새해 중점 과제로 '혁신 지원' 꼽아
싱가포르·실리콘밸리 등에서 국내기업 지원 박차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금융·신재생에너지가 화두가 되고, 이로 인한 국내산업 재편도 갈수록 요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현재 국책은행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싱가포르·동유럽 등 신재생·혁신산업 중심지에 법인·지점을 늘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들은 새해 중점 과제로 국내 기업의 혁신사업 지원을 꼽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업 세대교체와 산업전환 등 혁신을 위한 걸음을 재촉하겠다"고 강조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성장 분야에 총 14조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윤종규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 혁신지원을 위해 모험자본 1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국책은행들은 이를 위해 해외법인·지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산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VC)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실리콘밸리 생태계 안에서 현지 스타트업·투자자와 연계 활동으로 현지 한국계 창업기업에 직접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은은 해당 법인에 자본금 500만달러를 투입했고, 이에 추가로 9500만 달러도 증자했다.

이외에 산은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려고 준비 중이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금융 중심지로 꼽힌다. 특히 산은은 해당 지점을 유로화 조달 전문 창구로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유럽 녹색금융 시장의 진출 통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은도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싱가포르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수은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현지법인 출자안을 승인했다. 싱가포르는 홍콩을 대신해 새로운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는 곳이다. 뉴욕, 런던, 홍콩과 함께 4대 금융허브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동남아 핀테크 업체의 약 40%가 싱가포르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신남방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동유럽에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생산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폴란드가 그 대상이다. 폴란드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과 200여 협력 중소기업들이 진출한 유럽의 생산기지다. 현재 수은은 현지 기업의 외환거래, 자금이체 등 애로사항을 고려해 폴란드 사무소 설치를 고려 중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기업들이 더 수월하게 경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녹색금융과 혁신금융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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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