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까지 세수 55.6조 더 걷혀…초과세수 26조 넘을 듯

기재부 '1월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발표
11월까지 걷힌 세수 323.4조…진도율 103%
법인세·소득세·부가세가 세수호조 이끌어
통합재정수지 적자 22.4조…40.9조 축소돼
중앙정부 채무 944조6000억원…전망치↑

경기 회복세에 따른 세수 호황이 작년 11월까지 이어졌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이미 정부의 전망치보다 더 많이 걷히면서 지난해 1~11월 세수가 전년보다 55조원 넘게 늘었다.

12월 세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당시 예상했던 지난해 국세수입 전망치인 314조3000억원은 이미 초과 달성했다.

2차 추경 이후 11월까지 걷힌 초과 세수는 9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정부가 12월 세수 규모를 17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면서 초과세수 규모는 최소 26조80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1~11월 55.6조 더 걷혀…소득세 20.2조↑·법인세 14.7조↑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세수입은 323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조6000억원 더 걷혔다.

2차 추경예산 대비 11월까지 잠정 세수 진도율은 102.9%로 집계됐다. 정부가 1년간 걷어야 할 세금 기준으로 올해 11월까지 이 비율만큼 걷혔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가 작년 한 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 314조3000억원보다 9조1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특히 경기 회복세에 따라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가 세수 증가를 이끌었다. 법인세(68조8000억원)는 1년 전보다 14조7000억원 늘었다. 세수 진도율은 104.9%로 정부 전망치(65조5000억원)를 넘겼다. 부가가치세(70조3000억원)도 전년보다 6조1000억원 더 걷혔다. 세수 진도율은 101.3%로 1년 전보다 2.5%포인트(p) 높다.

실제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영업이익은 2019년 5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67조5000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9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조1000억원으로 69.1%나 급증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 전년보다 1.3% 늘었으며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3.6%, 3.2% 증가했다.

자산시장 영향, 취업자 수 증가 등으로 양도·근로 등 소득세(106조6000억원)는 1년 전보다 20조2000억원 더 들어왔다. 세수 진도율은 각각 107.2%로 전년보다 14.4%p나 높다.

11월 한 달만 보면 국세수입은 16조원으로 전년보다 1조9000억원 늘었다. 소득세(10조3000억원)는 6000억원 감소했으나 법인세(1조5000억원)와 부가세(-1조6000억원)는 각각 3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본예산 편성 당시 세수 규모를 282조8000억원으로 추정했으나 2차 추경 당시 '세수 풍년'으로 국세수입 전망치를 314조3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이후에도 세수 호조세가 지속되자 지난해 11월 2차 추경보다 19조원이 더 들어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12월 세수가 재작년 12월 걷힌 17조7000억원 이상 걷힐 것이라고 밝히면서 초과세수 규모는 최소 26조8000억원이 넘어서게 된다. 정부가 전망한 19조원보다도 7조8000억원 많은 규모다. 결국 정부의 전망치보다는 또다시 엇나간 셈이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작년 12월 세수가 전년인 17조70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초과세수는 당초 전망했던 19조원 내외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11월, 12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강해져서 초과세수가 당초 전망보다 증가했다"며 "세목별로 구체적인 증가 규모 및 초과세수 발생 원인은 2021년 연간 세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내달 10일께나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는 "향후 방향, 소상공인 피해상황, 추가지원 필요성, 기정예산에서 동원할 수 있는 규모 및 세수 등 재원 여건과 제반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등 1~11월 세외수입은 26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7000억원 더 걷혔다. 우체국 예금 운용수익 증가(9000억원)와 대기업의 부당 내부 거래에 대한 공정위 과징금 수입(4000억원) 및 양곡 판매 수입(2000억원)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진도율은 88.6%다.

기금수입은 17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조8000억원 늘었다. 세수 진도율은 100%를 초과한 102.1%로 정부가 1년 동안 걷힐 것으로 예상한 기금수입 전망치인 171조원을 뛰어넘었다.

수출 호조와 비대면 수요 증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제조업·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많이 증가하면서다. 국민연금(19조원)·사학연금(1조3000억원)·산재보험(9000억원) 등 사회보장성 기금 적립금에 대한 자산운용수익도 21조4000억원 늘었다.

국세수입, 세외수입, 기금수입을 모두 합친 총수입은 전년보다 86조1000억원 증가한 523조9000억원이다. 11월까지 진도율은 101.8%로 이 역시 정부가 예측한 총수입(514조6000억원)을 넘어 초과 달성했다.


◆중앙정부 채무 945조…나라살림 적자 77조원

작년 1~11월 총지출은 546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5조2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진도율은 90.3%에 그쳤다. 정부는 12월에도 소상공인 손실보상, 고용 취약계층 지원 등 민생경제 지원을 중심으로 적극 집행돼 연말 기준 총지출은 11월 누계 대비 56조4000억원(추정)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기금수입 등 총수입 개선세 유지로 11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22조4000억원으로 1년 전 63조3000억원보다 40조9000억원 개선됐다. 현 개선세를 유지하면 연말 기준 재정수지 정부 전망치(-90조3000억원)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77조원으로 전년(-98조3000억원)보다 21조3000억원 축소됐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944조6000억원으로 2차 추경 기준 중앙정부 채무 전망치(937조8000억원)를 넘어섰다. 12월 중앙정부 채무는 939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고채 발행 규모는 12월 말 기준 180조5000억원으로 발행한도(186조3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줄었다. 12월 국고채 응찰률은 전월보다 소폭 하락(291→277%)했으나 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조달금리가 2.26%에서 2.10%로 하락하는 등 안정적으로 발행량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연중 내내 유입되며 연간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4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 집행으로 주요 20개국(G20) 선진국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 흐름에 기여했다"며 "확장재정이 예상보다 빠른 경제회복 및 세수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11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 축소되는 등 재정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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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