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대화 제의 거부…美·동맹 전보다 나쁜 위치"
"김정은, 美 부드러운 태도 '실험 용인'으로 이해"
"양당과 협력해 새롭고 초당적인 대북 정책 짜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 출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관여 중심 대북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강력한 제재를 동반한 새로운 대북 정책 구성을 조언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4일(현지시간) 매슈 츠바이크 선임연구원과의 포린폴리시 공동 기고문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재시동이 필요하다'에서 이런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고문 소제목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두고 "채찍 없이는 당근이 효과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를 토대로 현 대북 정책을 "효과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며 "그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은 앞서 나아가며 워싱턴과 동아시아 동맹을 바이든 취임 전보다 나쁜 위치가 되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린 상황도 언급됐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을 거론, "행정부가 다른 외교 정책 우선순위로 산만한 사이 북한은 거의 관심을 못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무관심이 지난 2016년 이후 미국과 유엔이 북한에 가한 엄격한 제재를 위축되게 했다"라며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시행하지 않는다면, 제재는 회피되고 효과를 잃는다"라고 비판했다.
그간 북한 제재에 소극적이던 태도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거의 1년이 다 된 2021년 12월10일까지 북한 상대 첫 제재 패키지를 내놓지 않았다"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1년 12월10일 국제 인권의 날을 맞아 처음으로 북한에 제재를 가했었다. 이후 지난 12일 북한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북한 인사를 추가로 제재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1월12일 제재도 중대한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며 "그러는 동안 김정은 정권은 미국 대륙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미사일·핵 역량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지난해 9월 6개월의 중단 끝에 미사일 실험을 재개한 이후에도 행정부는 몇 달 동안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관한 제재를 발령하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김정은이 이런 미국의 부드러운 태도를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실험도 용인하리라는 뜻으로 이해했을 것"이라는 게 루지에로 연구원의 지적이다. 몇 개 국가들의 성명만 발표된 지난주 유엔 안보리 상황도 거론됐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이런 취지로 "핵 프로그램이 정권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고 김정은을 납득시키는 정책만이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더 강력한 외교·군사·사이버·정보 역량과 함께 경제적 압박을 제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 집행에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라며 지난 2016, 2017, 2019년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통과됐던 점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의회를 통과한 이른바 '웜비어법'이 기고문에 거론됐다. 해당 법안은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강화 내용을 담았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이 법에 따라 북한 금융망을 엄중 단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이와 함께 대북 제재 위반에 페널티를 주는 2017년 이른바 '적대국 제재법'을 비롯해 2016년 제정된 대북 제재 및 정책 강화법의 엄중한 집행도 요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의회도 아직 할 역할이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제재 이행을 담보하려면 상·하원 모두의 철저하고 초당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 첫 단계로 상·하원 외교위원회가 행정부 정책에 관해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새롭고 초당적인 대북 정책을 짜기 위해 양당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라고 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 그 동맹국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라며 "이런 위협을 무시한다면 (위협을) 더 커지게 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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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