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러·중 위협 대비 미사일 주문 늘어"
"한국전쟁 이후 이같은 공급 부족은 처음"
"우크라·이스라엘 지원 탓에 공급 부족 커져"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분쟁이 곳곳에서 늘면서 무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방산업체들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노르웨이 소재 방산업체 '콩스베르그 방위우주항공'의 공장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4시간·주 7일로 근무량을 늘렸다. 이 공장은 첨단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함정 기반 미사일, F-35 전투기 부품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려는 국가들이 늘면서 나삼스에 대한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나삼스 1개를 제작하는 데 2년이 걸리기 때문에 대기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주요 미사일들의 생산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RTX(레이시언 테크놀러지)는 2023년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의 생산을 2배로 늘리는 데 4년이나 걸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외에도 F-35 전투기, 신형 훈련·급유 항공기, 최신 미 항공모함 등 각종 군사 무기의 인도가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서방 국가들이 국방예산을 늘리면서, 한국전쟁 이후 이같은 공급 문제에 직면한 적이 처음이라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서구권 대형 방산업체 상위 10곳의 수주액은 7300억 달러(약 957조원)가 넘는다. 이는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2017년 말보다 약 57% 증가한 수치다.
WSJ는 서구권의 무기 제조 능력이 냉전 이후 국방 예산 감소, 점진적인 탈제조업화로 인해 크게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독일 기업들의 경우 냉전 시기 연간 최대 400대의 탱크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연간 최대 50대만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또 현대 첨단 무기들은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고를 유지하기 어렵고 교체도 오래 걸린다는 점도 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 국가들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약 5020개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은 3200개만을 배치한 상태다. 또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정보부는 러시아가 킨잘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4기, 탄도미사일 5기 등 2종의 순항미사일 총 100기를 매달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무기 공급이 더욱 부족하게 됐고, 특히 포탄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특정 무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방 국가들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가장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몇 년 전 이스라엘로부터 사들인 아이언돔 장비 등을 다시 이스라엘로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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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