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공원 특혜 비리' 전·현직 공무원 4명 중 3명 무죄

전 생태환경국장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만 벌금 500만원

법원이 광주시 민간공원(중앙공원) 특례사업 과정에 부당한 지시·압력으로 우선 협상 대상자를 변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광주시 공무원 4명 중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직 공무원 1명의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만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 광주 중앙공원 1지구. 광주시 제공

광주지법 형사 4단독 박상현 부장판사는 16일 404호 법정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종제(59)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윤영렬(60) 전 감사위원장,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정삼(57) 전 생태환경국장,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시청 공무원 양모(58)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장은 정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윤 전 감사위원장, 현직 공무원 양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은 이 전 생태환경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유죄로 판단,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으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이들은 2018년 11월과 12월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 우선 협상 대상자를 변경하도록 한 혐의와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왼쪽)과 윤영렬 광주시 감사위원장이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광주지법 101호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정 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2019.11.14.일자)


검사는 이들이 우선 협상 대상자에서 탈락한 업체(호반건설)의 이의 제기를 받아주고 특정(표적)감사를 벌인 데다 호반건설의 감점 사항을 제외해 특혜를 줬다고 봤다.

검사는 또 이들이 고위 공직자의 직권을 남용, 감사 결과를 뒤집거나 제안 심사위원회에 특정 안건을 상정하지 못하게 해 감사위·심사위 권한·업무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최초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광주시 도시공사의 지위 반납을 종용하는 등 도시공사와 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에 대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에 오류가 있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지시와 업무 수행이었다. 평가 점수가 달라졌기 때문에 업체를 변경한 적극 행정"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재판장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관련, 언론 공개(보도자료 배포) 직전과 직후에 우선 협상 대상자 평가 결과 보고서가 공개된 점으로 미뤄 "실질적인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방계약법·정보공개법, 다른 지자체의 민간공원 우선 협상 대상자 공개 범위 등을 고려했을 때도 직무상 비밀로 단정할 수 없고 행정 편의적인 규정이라고 봤다.

재판장은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를 광주도시공사에서 한양건설, 2지구는 금호건설에서 호반건설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도 "증거·기록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부당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위·심사위 권한·업무를 침해하거나 도시공사와 시 공원녹지과 직원들에 대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감사위의 지적사항은 타당했고, 심사 업무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이 전 생태환경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에 대해선 "이 행위로 우선 협상 대상자 순위가 달라졌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광주시 민간 공원 특례 사업은 장기간 공원으로 묶여있던 부지를 건설사가 매입한 뒤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2018년 12월 서구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를 광주도시공사에서 한양건설, 2지구는 금호건설에서 호반건설로 변경했다.

광주경실련이 중앙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하는 과정에 광주시의 부당한 압력이 작용했는지, 건설사에 특혜를 제공했는지 등의 의혹을 밝혀 달라며 고발장을 내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한편 검사는 정 전 부시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전 감사위원장과 이 전 국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양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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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