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 1년10개월만에 동반↓…"우크라사태 불확실성 커져"

통계청 '2022년 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생산 0.3% 감소…투자는 3개월째 오름세
소매판매 1.9%↓…18개월 만에 최대 감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7개월 연속 감소세
"우크라 사태, 대외적 요인 악화할 우려"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3% 감소하며 지난해 10월(-0.1%) 이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 또한 2020년 7월(-5.6%)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설비투자는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과 투자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감소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주춤해진 모습이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감소한 건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다만 전월 주요 지표 수준이 상당히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감소 폭은 지난해 7월(-0.8%)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0.1%) 감소했다가 11월(1.2%), 12월(1.3%) 증가했지만, 지난 1월 다시 뒷걸음질했다.

광공업 생산은 기계장비(-3.2%)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6.1%), 자동차(3.2%) 등에서 생산이 늘어 0.2% 증가했다. 실리콘웨이퍼, 시스템 반도체 등의 생산 증가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완화 및 수출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조업 생산은 기계장비, 통신·방송 장비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면서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3%로 전월보다 0.7%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0.4% 늘었다. 내수 출하 1.0% 증가했으나 수출 출하는 0.2% 감소하면서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20.7%), 통신·방송 장비(2.4%), 가죽 및 신발(6.1%) 등에서 증가했으나 1차 금속(-6.5%), 전기장비(-6.8%), 석유정제(-8.9%) 등에서 줄면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12.7%로 전월보다 0.5%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1.2%)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금융·보험(-2.7%),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줄면서 0.3% 감소했다. 주식 등 금융상품거래 감소, 금융 대출 저조 등으로 금융지원 서비스와 은행 및 저축기관 등이 감소했다. 여기에 연구개발비, 기술시험·성분분석 등이 줄어 연구개발업, 기타과학기술서비스업 등도 타격을 받았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1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늘었으나 수입차 판매 감소 및 내수용 차량 생산 조정 등의 영향으로 내구재(-6.0%)가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평년 대비 높은 낮 기온, 한파일수 감소 등 온화한 날씨로 의복 수요가 줄면서 준내구재(-3.4%) 판매도 부진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여전한 가운데 주요 자동차 업체 중에서 신차 라인 설비 공사를 했다"며 "공급 부족이 더해지면서 승용차 판매가 많이 감소했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게 소매 판매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5% 증가했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0.6%) 투자가 줄었으나 선박 등 운송장비(12.0%) 투자가 늘면서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1.5%), 건축(0.1%)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건설 수주는 철도·궤도, 발전·통신 등 토목(16.9%) 및 사무실·점포 등 건축(3.6%)에서 모두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p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하락하며 7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이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어 심의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나 중간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수출, 반도체 경기 등을 봤을 때 경기가 변곡점에 가까워졌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해서는 "백신 접종 확대로 외부 활동 제약이 다소 완화된 데다가 코로나19 학습 효과 등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은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 소매판매나 서비스업 생산 지표에 나타나고 있지만, 긍정적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경제회복 흐름 지속을 위해 경기관리 및 코로나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리스크의 안정적 관리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고일자 2022. 0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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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