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당자 철학과 결단도 중요하다"
"공약단계에선 이전·경호 세밀히 못봐"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에겐 재앙 수준"
"공간이 의식 지배…국민 이해 구한다"
"합참, 남태령으로…안보태세 지장 無"
"경호 252억 등 예비비 496억원 신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공약을 말씀드렸고 많은 국민들께서 좋게 생각하시고 지지를 보내셨다"며 "이 부분을 여론조사에 따라 하는 것보다는, 정부를 담당할 사람의 철학과 결단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오는 5월10일 취임과 동시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입주할 계획을 발표한 뒤 "청와대는 제왕적 권력의 상징으로 초선 총독부터 100년 이상을 써온 곳"이라며 "(청와대에서) 근무를 시작하면 또 여러 바쁜 일들 때문에 이전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청와대를 벗어나는) 결단을 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내정된 관저 출퇴근이 교통 불편을 초래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한 3분에서 5분 정도 예상하고,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시민에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당선인 일문일답.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급한 이전 논란이 있고, 풍수지리나 무속 논란도 같이 불거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용산 문제는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저희가 공약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대안은 생각했다. 광화문 정부 1청사나 2청사 가보니까 여기(국방부)는 들어갈 장소가 있잖습니까. 같이 근무해서 시너지도 날 수 있는 덴데 외교부나 정부청사를 이전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건물을 구해야 되고 굉장히 어렵다.
여기(국방부)도 지금 지하벙커가 있고 비상시에는 밑에가 다 통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비상시에 NSC를 여기서 바로 할 수 있다. 그런데 광화문 청사는 그게 안 돼 있고, 헬기장을 쓴다든가 NSC를 해야 된다든가할 때 다시 또 청와대 안에 들어가야 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전 자체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외교부나 종합청사의 다른 건물을 옮긴다는 것 자체가, (국방부 이전도) 물론 여러 귀찮고 어려운 부분이 없다 할 수 없지만 외교부 청사를 옮긴다는 것은 엄청난 문제가 있다."
-말씀하신 여러 어려운 점들이 대선 공약 과정에서는 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기존에 들어가 있는 정부기관의 이전 문제, 그리고 대통령 경호를 최소화한다 하더라도 광화문 인근 지역에서 거주하시거나 빌딩에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이 세밀하게 검토가 안된 것 같다. 현실적으로 앞 정부에서도 광화문 이전을 추진했지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복궁 앞 고궁박물관으로 이전하는 것까지 검토된 걸로 안다.
광화문으로 가게 되면 청와대를 100% 개방하는 것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한번 받아보니까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추진도 간단하지가 않고 그 자체가 몇년이 걸린다.
외교부 청사를 이전한다는 문제가 여권과 같은 민원부서야 외부에 놔둬도 되고 지금도 다른 곳에 있지만, 중요한 부서들은 교외로 갈수도 없고 대부분 외국의 대사관들이 이렇게 자리잡고 있는 쪽에 외교부 청사가 있어야 되는데 한 목에 옮긴다는 것이 어렵고 비용 또한 전체 비용을 합친 것보다 몇 배가 든다.
수시로 휴대폰이 안 터진다든가 전자기기 사용에 지장이 발생할 때는 여기 있는 여러 기업, 금융기관이 갑자기 몇분 몇초라도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당히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당선이 확정되 직후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광화문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집무실 이전 추진 과정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해서 사용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내려놓는 방식을 제왕적으로 한다는 말씀이다. 그것은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국민들께 직접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이 안 좋으면 철회할 계획도 있는지?
"선거 과정에서 사실 광화문에 포인트가 있는 게 아니고 청와대를 나오고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공약으로 말씀드렸고 그 부분에 많은 국민들께서 좋게 생각하시고 지지를 많이 보내셨다. 그리고 이 부분을 지금 무슨 여론조사에 따라서 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정부를 담당할 사람의 철학과 결단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시기를 조금 더 시간을 좀더 두고 판단하는게 어떠냐 하는데 그렇게 하고 청와대에 들어가면 저는 (이전 작업이)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국민들께서 '조금 급한거 아니냐, 좀더 시간을 갖고 봐야되는 것 아니냐' 우려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가 직접 나서서 국민께 이해를 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고, (청와대는) 제왕적 권력의 상징으로 조선 총독부터 100년 이상 써온 데다. 이 장소는 국민께 다 돌려드리고 국립공원화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이전 작업에) 시간이 걸리면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야 되는데, 들어가서 근무를 시작하면 또 여러가지 바쁜 일들 때문에 이 이전이 안 된다 본다."
-국방부도 청와대 못지 않게 고립된 구조라는 지적이 있다. 또 국방부의 이전으로 군 전용 통신망과 전산망 와해 우려가 있다.
"군부대가 이사한다고 해서 국방에 공백이 생긴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에 다 (군에) 근무하고 충분히 경험 있는 분들이 다 계획을 세운거고, 바로 옆으로 가는 것 아니겠나? 그런거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
합동참모본부를 남태령의 전시지휘소가 있는 쪽으로 옮긴다고 하면 그것도 국방 공백이라고 보실 건가. 그렇게 볼 수는 없다. 군 주요시설을 이전한다고 해서 그거 가지고 국방 안보에 공백 생긴다고 하는 것은, 군사시설은 한 군데 만들어 놓으면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볼 건 아니다. 가장 빠른 시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이전을 완료해서 안보태세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할 생각이다."
-미국도 백악관과 펜타곤이 분리돼 있는데 국가안보상 한 군데 모여 있으면 심각한 취약점이 아닌가.
"전시작전과 국가안보 문제를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참, 그리고 우리 동맹국인 주한미군, 평택 연합사 이렇게 해서 하고 있다. 지금 관악산 벙커가 있는 곳이 우리 전쟁지휘소다. 합참이 거기로 이전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고 국방부는 기본적으로 정책기관이다.
그래서 국가안보에 관한 전시 지휘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그리고 합참, 그리고 국방장관은 통의 군 통수 보좌관이다. 그래서 미국 펜타곤하고는 조금 다르고,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방부도 과천이나 이런 넓은 곳에서 시설을 제대로 잡아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많지만 지금 제가 이것까지 설명하고 판단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합동참모본부가 남태령으로 이전할 때 신규 청사를 지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5월까지 가능한지?
"합참을 바로 이전한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국방부)를 같이 쓰고 합참 이전은 기존시설을 쓴다해도 충분하게 병력도 따라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서 아주 효과적이고 쾌적한 여건에서 일을 할수있게 만드는 거지 당장 취임 전에, 물론 거기 수도방위사령부 건물도 있지만 그 부분은 심도 있게 검토해서 합참이 전·평시에 일관된 작전지휘를 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잘 만들어서 순차적으로 단계에 따라 이전시키도록 할 생각이다."
-국방부 시설 이전 비용을 포함해 총 비용은 얼마로 추산되는지, 정부 예비비로 충당이 가능한지?
"지금 1조니 5000억원이니 얘기가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 국방부를 합참 건물로 이전하는 데 이사비용과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예산을 전부 기재부에서 뽑아서 받았는데 118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을 이전하는 데 집기 같은것도 와야 되고 새로운 집기들을 컴퓨터나 필요 소요자산 취득하는 것, 그 다음에 합참 청사는 10년밖에 안됐지만 국방부 청사는 20년이 돼서 리모델링이 조금 필요하다. 경호용 방탄창 등 설치에 합계 252억원으로 기재부에서 보내왔고, 경호처 이사비용으로 99억9700만원, 그렇게해서 어쨌든 지금 공관을 한남동 공관을 하나 쓰기로 했는데 그 공관을 리모델링하고 필요 경호시설에 25억원, 그래서 496억원의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남동 공관에서 용산까지 출퇴근할 때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 주변 통신제한으로 인한 시민 불편에 대한 대안은?
"한남동의 외교부 장관, 합참의장 공관이 있는 곳에서 루트는 여러가지 있지만 교통통제하고 들어오는데 한 3분에서 5분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시간은 적절하게 활용하면 시민에 큰 불편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용산 공관으로 수리해서 들어가는데, 장기적으로는 국방부 부지 안에 관저나 우리 외부 손님들을 모실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 그런 생각을 하고, 지금은 그것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국방부와 합참 지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의한 제한을 받고 있다. 그 제한에 따라 계속 개발이 돼온 것이다. 새 신축건물이나 아파트 신축 등도 다 제한 범위 내에서 해왔고, 추가적 제한은 없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대통령 집무실 옮긴다고 했는데, 시급한건 경호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같다. 검토한 바 있는지?
"지금 경호 기술도 상당히 첨단화돼 있다. 그래서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호체계도 좀 바꿔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일하고 있는 이 모습과 공간이 국민들께서 공원에 산책나와서 얼마든지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정신적 교감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제가 여기 내려와서 시민들과 만나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대통령이 일하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그 정치인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다는 이 자체가, 또 그렇게 노출돼 있다는 자체가 저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방부 청사를 통째로 다 쓰는 건지, 청와대 기능을 축소한다고 했는데 나머지 공간 어떻게 활용하는지, 청이 대통령이 거주하는 상징인데 이전된 청사의 명칭은?
"들어가 보면 여러가지 회의실을 빼고 나면 규모가 크지는 않다. 지금 청와대 비서동이 3개 동인데, 그걸 합친 것보다는 작을 것이다. 저는 청와대 직원 수는 좀 줄이고 민관합동위원회의 사무국 회의실을 좀 많이 만들어서 가급적이면 좀 청와대 인원은 줄이고 경륜 있고 국가적 아젠다 설정과 의사결정에 도움 줄 수 있는 분들이 많은데 공무원 신분으로 인사청문회를 한다든지 여러 제한이 따른다. 그런 분들이 자유롭게 정부요인들과 함께 회의도 하고 의사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청와대는 춘추관과도 거리가 꽤 된다. 저는 이 건물(국방부 청사) 1층에 (기자실을) 배치해서, 보안수칙만 잘 지켜주신다면 필요하면 언제든지 1층에 가서 기자들을 통해서 국민들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을 하겠다.
새 대통령 집무실은 좋은 명칭이 있으면 알려주시고 국민 공모를 해서 (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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