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2035년까지 23만6000주 계약…국내 감귤 첫 사례
국내 기술로 개발한 감귤 '탐나는봉'이 국산 감귤 품종으로는 처음으로 사용료(로열티)를 받고 미국에 진출한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품종보호가 만료되는 2035년까지 '탐나는봉'을 미국 현지 감귤 재배 유통 업체에 기술 이전했다고 21일 밝혔다.
탐나는봉은 2017년부터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미국 실증재배를 진행해 온 결과, 미국에서 재배되던 기존 일본 품종인 부지화(한라봉)보다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
계약 기간은 14년이며, 계약 물량은 총 23만6000주(그루)로, 올해 1만 주를 시작으로 점차 재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1주당 1.25달러씩 총 29만5000달러 규모다.
이번 계약에는 국내 농민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 내 생산 판매만을 허용하며, 현지에서 생산한 묘목과 과실의 국내 반입은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다.
탐나는봉은 한라봉의 돌연변이 품종으로 국내에서는 2014년 품종보호 등록을, 미국에서는 2019년 식물특허 등록을 마쳤다.
겉모양이 한라봉과 비슷하며 무게는 280g 내외로 큰 편이다. 당도는 15브릭스(°Bx) 내외로 한라봉보다 1브릭스(°Bx) 높고 식감이 우수하다. 2018년부터 국내에 본격 보급돼 점차 재배 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계약은 국내 육성 감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농진청 감귤연구소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한 해외적응성시험의 첫 결실이다. 탐나는봉을 시작으로 호주에서 '미니향', '탐빛1호'의 해외적응성을 시험 중이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열매 평가를 통해 호주시장 진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장은 "탐나는봉의 미국 진출은 많은 감귤 육종 강국의 도전지인 미국에서 우리 품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례"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 갖춘 품종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시장 정착을 위해 재배 기술 보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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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