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열선·전등 등 증거물 확보…"결과 시일 걸릴 것"
충북 청주 산부인과 병원 화재 현장에서 발화 원인을 찾는 합동감식이 4일 진행됐다.
감식단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까지 특정된 발화지점인 병원 신관 1층 주차장 천장과 주변을 중심으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감식에는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국가기술표준원 등 5개 기관 관계자 2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해당 천장에 설치된 열선과 전등 등기구가 화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 중이다. 원인 분석을 위해 화재 연소 경로도 추적했다.
전등 등기구에서는 전기 합선으로 불에 탄 흔적이 발견됐다. 이 흔적이 화재의 1차 원인인지는 확인 중이다.
전기적 요인에 무게를 둔 이들은 지난달 21~25일 발화지점에서 내부 수도 동파 방지를 위한 열선 작업이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지난달 해당 열선을 설치했다는 공사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 열선과 전등, 잔해물을 확보해 감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종 결과 확인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확보된 영상 속 발화지점에 열선과 전등이 설치돼 있었고, 배선은 따로 분리된 상태였다"면서 "공사 관계자 진술과 증거물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지난달 30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1차 현장 감식을 벌였다.
이 감식에서 병원이 단열재로 압출법보온판을, 외벽 마감은 알루미늄 압축패널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발화지점 주변은 전등과 전선 등 전기장치가 다수 포착됐다.
압출법보온판은 폴리스티렌을 원료로 한 단열재로 화재에 취약하다. 외부 마감재인 알루미늄 패널도 마찬가지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10시9분께 이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 불이 신관 건물 외벽을 타고 본관과 구관 인근 모텔까지 번졌고, 소방당국에 의해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당시 산부인과 병원 건물 안에 있던 신생아, 산모 등 122명은 자력으로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중상자와 사망자는 없었고, 산모와 신생아 45명이 다른 산부인과 병원으로 전원 조처됐다.
이 불로 인한 1차 피해 추정 금액은 소방당국 추산 15억원(부동산 13억원·동산 2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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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