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새 제재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 상한선을 절반으로 줄이고 담배와 손목시계, 아스팔트 등 북한의 주요 수출입품을 규제하는 강도높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안은 북한의 원유 수입상한을 현재의 400만배럴(52만5000t)에서 200만배럴(26만2500t)으로 줄이고 정제유는 50만 배럴을 25만배럴(3만1250t)으로 축소하도록 했다.

또 광물성 연료 제품과 증류제품, 석유역청 물질 등이 포함된 국제상품분류체계(HS코드) 27의 모든 제품과 손목시계, 시계 및 부품이 포함된 HS 코드 91의 모든 제품, 담배와 관련물질을 포함하는 HS코드 24의 모든 제품을 금수품으로 지정했다.

북한은 2017년 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 2397호에서 북한의 주요 수출품을 수출 금지품목으로 지정하자 중국에서 시계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뒤 수츨하는 위탁생산 수출을 크게 늘려왔다.

담배 금수는 애연가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초안은 또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으로부터 정보통신(ICT) 기술 관련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북한 국적자 1명과 기관 3곳, 선박 5척도 자산동결대상에 추가했다. 제재 대상으로 추가된 인물은 북한 군수공업부의 베트남 대리인 김수일이다. 초안은 김수일이 2019년 초 유엔이 금지한 북한산 무연탄과 티타늄 농축액 수출을 담당했다고 지적했다.

초안은 또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회사인 '조선 남강무역회사'와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 인민무력부 소속 '해금강 무역'을 제재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중 해금강무역은 모잠비크 회사와 지대공 미사일, 방공레이더, 전차 개조작업, 휴대용 방공체계 등 6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고 탄자니아 회사와도 1050만달러 규모의 군사장비 수리계약을 맺고 북한 기술진을 파견했다.

그밖에 기존 안보리 제재결의에서 모호했던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VOA는 미 유엔대표부는 이 초안을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배포한 상태라며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면서 미중, 미러관계가 순탄치 않고 중러가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새 제재 결의 채택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