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단체, 검찰청법·형소법 개정안 통과에 엇갈린 반응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변호사 단체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개정안 통과에 발맞춘 후속대응을 주문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개정안의 부적절성을 들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검찰개혁, 경찰개혁이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고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제의 완성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개정안 공포 이후 적절한 후속대응을 촉구했다.
민변은 가장 먼저 여야의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민주당은 정권교체 시기에 서둘러 법안을 추진했고,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중재안(중재안)에 합의했다가 이를 번복함으로써 정쟁을 가열시켰다"며 "중재안의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에 신속히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민변은 또 "중재안 취지에 따라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이내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한 입법 조치를 완성하고 입법 조치 후 1년 이내에 중수청을 발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수청 신설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의 권한 조정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역량 제고 및 사법적 통제는 물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체계 확립을 위해 수사절차법 및 행정 개선에 관한 논의를 곧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변은 끝으로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도 중수청 설립 및 형사사법 체제 정비에 필요한 행정부 차원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현재 검찰청에 소속된 6000여명의 직접수사 인력을 경찰과 중수청으로 이전하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착한법)은 이날 "개정안 통과는 절차적으로도 위법하고 내용도 헌법에 위반된다"며 개정안 폐지를 촉구하는 입장을 냈다.
착한법은 "이미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개시 가능 범위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6개로 제한됐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서는 실익 없이 업무량만 증가했다는 호소마저 들려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서를 달아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해 보완수사를 행할 수 있도록 했으나, 검사가 수사단계부터 기소절차까지 참여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국민의 인권보호에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정안에서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 동일한 범죄사실 내에서만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는 "새로운 범죄가 밝혀지더라도 검사의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며 "개정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검찰의 기능은 형식적 창구단일화에 그치고 만다"고 했다.
착한법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가형벌권 실현을 위해 객관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숙려기간도 없이 졸속으로 통과시킨 개정안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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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