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째 무순위 '줍줍'에도 미분양 속출…청약자 외면에 몸살

'칸타빌 수유팰리스' 3번째 무순위 청약공고
인천 송도에서는 8차 줍줍 공고 올라오기도
부산·광주도 일부 아파트단지 5번씩 재도전
"분양가·입지 때문…지역·무주택 조건 풀어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분양시장에서 n번째 '무순위 청약(줍줍)'에도 분양에 실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7일 세 번째 무순위 청약 공고를 게시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3월 일반분양에서 계약에 실패한 198가구에 대해 지난 4월부터 무순위 청약을 시도했지만 두 차례 시도에서도 아직 33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 럭스 오션 SK뷰'는 지난 8일 네 번째 무순위 청약 공고를 열었다. 이 단지는 앞서 올해 2월 일반 청약에 나섰지만 9개 주택형이 미달되면서 129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4월부터 계속 무순위 청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5가구가 남았다. 이번에 올라온 5개 물량 중에는 9억원 이하 분양가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국민평형 84a 주택형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송도 럭스 오션 SK뷰뿐만 아니라 송도에는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송도 자이 더 스타 등 여러 단지에서 올해만 총 13번의 무순위 청약이 올라왔다. 특히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지난해 12월부터 8번이나 무순위 청약을 받고 있다.

또 광교 신도시에 위치한 '서광교 파크뷰'는 지난 5월 초 첫 무순위 청약에서 57가구 중 10가구만 계약에 성공, 한 달 뒤인 지난 8일 두 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청약 접수 자체에서만 6가구 미달이 나오면서 결국 삼수를 기약하게 됐다.

부산광역시는 올해 주춤해진 청약시장에서도 뜨거운 분양 열기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부산에서도 일부 단지들은 청약 통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부산 '사하 삼정그린코아 더 시티'는 지난달 9일 5차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일반분양에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지만 122가구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을 계속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4차에서도 11가구 중 딱 한 채만 분양되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 이번에 10가구를 다시 모집했다.

아울러 광주광역시 남구의 '광주 방림 골드클래스'도 지난 2월 161가구에 대한 첫 무순위 청약을 시작으로 지난달 30일 5번째 청약을 받았다. 이날 모집한 3가구는 지난 4월 네 번째 청약에서 모집했던 3가구 그대로였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청약이라는 것은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해야 메리트가 있는 것인데 이 단지들은 분양가와 입지가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 무순위 청약이 나오는 것"이라며 "송도에서는 계속 분양가가 10억원 넘게 나오고 있고, 강북 입지의 주변 시세보다도 (분양가가) 높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해당지역, 무주택자로 청약 조건을 한정해도 상관이 없었는데 요즘은 계속 상황이 안 좋아지다보니 그 부분을 조금 풀어야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며 "이제는 매매시장처럼 청약시장도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진짜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 위주로 돌아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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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