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년간 외식산업 1조 투입…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10곳 육성한다

농식품부, 2022~2026 외식산업 진흥 기본계획 발표
조리·서빙·배달로봇 R&D·상용화…혁신 생태계 조성
외식기업 해외 진출 돕고, 영세 업체 근로환경 개선
"5년간 9250억 재원 투자, 미래성장산업 도약 발판"

2020년 기준 국내 외식산업은 사업체수 80만개로 지난 2016년(60만개)과 비교해 5년 만에 25%나 늘었다. 사업체 수만 놓고 보면 전 산업의 13.3%를 차지할 만큼 외식산업이 비중이 상당하다. 외식산업은 낮은 진입 장벽과 1인·맞벌이 가구 등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양적 팽창을 해왔으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낙후됐다.



사업체 수만 증가했을 뿐 대부분이 소상공인(84.6%)이다. 종사자 수(192만 명)는 전체 고용의 7.7%이고, 매출액(140조원)은 전 산업의 2.1% 수준에 불과하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을 하다 보니 5년 생존율이 20.1%에 불과하다. 새로 문을 연 외식업체 5곳 중 4곳은 5년 이상을 못 버티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양적 팽창만 거듭하고 있는 외식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외식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한다.

현재 국내에는 전무한 외식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10곳을 육성하고,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5곳과 해외 매장 수 5000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외식산업 혁신 플러스 대책'인 제3차(2022∼2026) 외식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외식산업 진흥법'에 따라 5년마다 외식산업 진흥 정책의 기본방향 설정을 위해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연구용역과 외식산업 관계자 및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식산업 발전 토론회를 통한 의견수렴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푸드테크 R&D·상용화, 스마트 기술 보급…외식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우선 외식산업의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산성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외식 분야 푸드테크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한다. 푸드테크 새싹기업(스타트업) 개발 제품을 조기 상용화할 수 있도록 자금·투자·판로 등을 돕는다.



지역별 음식 특화거리 중 우수지역을 중심으로 조리·서빙로봇, 키오스크 등 푸드테크를 적용한 스마트 외식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 및 창업 공동체 공간 조성 사업 지원 매장에도 푸드테크 제품 도입을 우선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개별 음식점의 카드 거래내역, POS 데이터, 배달앱 이용정보 등 데이터를 취합해 매장·지역별 선호 메뉴·비용 구조·고객 분석으로 경영개선을 돕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한다.

푸드테크 상용화를 촉진하고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배달로봇의 보도통행이 가능하도록 지능형로봇법과 도로교통법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방문취업 자격(H-2) 외국인의 취업허용 업종을 한식, 외국식 등 음식점업 일부에서 외식업 전체로 확대하는 등 규제개선에도 나선다.


◆식재료 산지 직거래 활성화·향토음식 간편식 출시 등 농업과 상생

외식업계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한다. 농수산식품거래소(eaT) 시스템과 내년에 구축 예정인 농식품온라인거래소를 통해 외식기업과 생산자조직 간 식재료 직거래를 활성화한다.

외식기업과 협력해 지역특산물의 식재료를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외식업체가 지역농산물(로컬푸드)을 이용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농촌 관광과 지역 외식 경기 활성화를 위해 향토 음식과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농촌관광사업 지원 및 홍보를 강화하고, 향토음식을 간편식으로 상품화 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유도한다.

2024년부터 외식산업 분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운영을 위해 다양한 상생 경영사례를 발굴해 홍보하고, 외식산업 특성에 맞는 ESG 평가 기준과 운영 방안도 마련한다.


◆외식산업도 'K' 바람…해외 진출 돕는다

국내 외식기업의 세계화를 위해 유망 해외 진출 국가에 '해외 진출 상담데스크'를 설치·운영하고, 해외 진출 단계별 수요에 맞게 지원 항목을 다양화한다. 유망 진출국가 외식시장에 대한 상세 정보를 월 1회 제공하고,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외식기업을 위해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글로벌 외식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한류 콘텐츠와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국내 외식브랜드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외식기업 임직원 대상 해외진출 실무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내·외국인들이 수준 높고 다양한 외식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음식점 서비스 품질기준 및 평가운영 방안도 마련해 2024년부터 서비스 등급제를 시범운영한다.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의 식재료 이용을 장려하고, 관련 음식에 대해 인증제 도입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감염병 재유행,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에 대비한 외식업체 '위기 대응 지침(가이드)'을 마련하고, 다양한 우수 경영사례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외식업 경영 정보 제공을 통해 외식업계의 위기극복을 지원할 방침이다.

예비창업자가 충분한 창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경영·매장운영 실습 교육을 지원하고, 폐업에 따른 부담을 덜도록 사업정리 컨설팅, 점포철거, 채무조정, 법률자문 및 재창업 교육·멘토링·자금 지원 등을 제공한다.

영세 외식업체의 근로환경 개선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장별 전기·가스설비 관리 자문을 지원하고, 노후 가스·환기 설비 교체 및 개보수를 위해 업체 1곳 당 1억원을 저금리(2~3%)로 지원한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앞으로 5년간 9259억원 수준의 재원을 투자해 그간 코로나19와 전 세계적 공급망 위기로 인해 위축된 외식산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외식 및 푸드테크 등 관련 업계, 관계부처 등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과제별 세부 이행계획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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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