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언
유럽 외 위험도는 '중간 정도' 평가
당국 "필요시 백신·치료제 더 도입"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을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으로 선언했지만 우리나라는 감염병 위기단계를 '주의'로 유지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5일 원숭이두창 위기평가회의를 열었으며, "원숭이두창 국내 발생가능성 및 영향력 등 위기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한 결과 위기 단계를 '주의' 단계로 유지하는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역방역대책반 운영을 통한 비상방역체계와 기존 원숭이두창 방역 대응조치를 유지한다.
WH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 WHO는 원숭이두창 리스크와 관련해 유럽은 '고조', 유럽 외에는 '중간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선언으로, 2020년 1월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는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 빈발국 27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상위 5개국은 발열기준을 강화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0일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 구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은 지난 15일 국내 도입됐다.
질병청은 "아직 국내 원숭이두창 유행 양상에는 변화가 없지만 해외 유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해외동향 파악 및 감시를 철저히 하고, 필요 시 백신 및 치료제의 추가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위기평가회의는 이날 오후 3시30분 청주 오송 질병청에서 김헌주 질병청 차장 주재로 개최됐다. 질병청 및 보건복지부 관계자 외에 김남중 서울대 교수,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교수가 전문가로 참석했다.
원숭이두창은 손과 얼굴에 수포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고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등 증세를 동반한다. 본래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었지만 지난 5월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 75개국에 걸쳐 1만6000여명이 감염됐으며, 5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처음 원숭이두창에 확진됐다. 이 환자는 입국 하루 뒤인 22일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서 15일간 격리치료를 받았고 완치 후 퇴원했다. 이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접촉자 49명은 의심증상 신고 없이 21일 간의 감시기간을 마쳤으며 추가 확진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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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