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장관, 출입기자단과 차담회서 '칩4' 입장 밝혀
"반도체 업그레이드 필요…기술가진 국가와 협력해야"
"특정 국가 배제 안 해…반도체 산업 전체 보고 조율"
"반도체 등 전략맵 만들 것…산업정책의 큰 패러다임"
"尹지지율 20%…산업부부터 미래 준비 열심히할 것"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우리 정부의 칩4 동맹(Fab4, 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 예비회의 참석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칩4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히 경제적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차담회에서 "예비모임에 관련 나라들이 모여서 칩4를 어떤 내용으로 어떤 수준으로, 어떤 형태로 해나갈지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보여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칩4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3월 제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다. 팹리스(미국), 파운드리(한국, 대만), 소재·장비(일본)에 각각 강점이 있는 4개국이 모여 반도체 공급을 위해 협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칩4는 우호국·동맹국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만 협의체 목적이 대(對) 중국 견제인 만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경험한 한국 입장에선 참여 자체가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장관은 "지금 칩4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건 관련된 부처가 다 같이 모여서 논의하고 있다"며 "어떻게 모여서 어떻게 뭘 논의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실무자들끼리 회의에 참석해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부나 실무부처 얘기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장관은 칩4 가입으로 우려되는 중국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선 "(중국은) 큰 수출 시장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비즈니스(사업)를 해야 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과 여러 수준에서, 여러 산업분야에서 협력할 게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반도체 나름대로 첨단 기술에서 계속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거나 능력 있는 국가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수히 전략적 차원에서 국익을 고려해서, 어떤 나라를 배제하거나, 어떤 폐쇄적인 모임을 만들어서 다른 걸 배제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전체 반도체 산업 발전, 경제 전체를 봐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을 잘 조율해서 조화롭게 잘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칩4 가입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 "칩4의 내용이나 수준이나 방식에 따라서 가능성이나 이런 것이 많이 달라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회담에서 칩4가 어떤 수준에서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될지 나름대로 우리 의견을 제시할 거라고 본다"며 "관련해 다른 나라의 의견과 같이 전체적으로 조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 대만을 제외한 칩3(한국·미국·일본)로 하거나 중국까지 받아들여서 칩5(한국·미국·일본·대만·중국)로 발전시킬 가능성에 대해선 "외교적인 것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저희는 순수하게 칩4라는 하나의 모임이 만들어진다면 이 모임이 어떤 쪽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 게 우리 반도체 산업에 가장 좋은 형태인지 거기에 관심이 있다"며 "그런 의견을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과 칩4가 가능하냐는 질문엔 "일본 수출규제가 빨리 해소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칩4라는 메커니즘이 일본과 수출규제를 해소하거나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회의에선 (수출규제를) 논의하긴 어려울 것 같고 칩4라는 형태를 어느 수준으로, 어떤 주제를 갖고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과 경제·비경제적인 협력 관계가 진행되면 어느 순간 수출규제와 관련해서 양자 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칩4와 별도로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업종별 전략맵을 만들겠다면서 "산업 전략은 정부가 책상에 앉아서 만드는 게 아니고, 기업과 계속 소통하면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략맵에 대해 "산업 정책이라기보단 산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의 가장 큰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장관은 최근 20%대로 떨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해선 "최근 상황에 대해 제가 나름대로 평가하거나 분석할 입장은 못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다만 전반적으로 국민들께서 지지를 많이 안 하시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무위원으로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현안들을 좀 확실히 잘 챙기고 미래 준비를 열심히 하는 자세를 산업부부터, 저부터 시작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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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