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제재 제외 품목 중심으로 거래 늘려"
항생제·해열진통제 대거 수입…"수인성 전염병 영향"
북한이 지난달 텅스텐 정광 등 유엔 안보리가 금지하지 않은 품목을 중심으로 중국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달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텅스텐 정광'으로 8월 한 달간 1158만 달러(약 160억원), 총 987.79t을 수출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한 해 동안 1233만 달러어치 텅스텐 정광을 중국에 판매했다.
지난 한 달 수출액이 2019년 텅스텐 정광 수출 총액에 근접한 셈이다.
여기에 북한의 올해 1~7월 대중 텅스텐 정광 수출액 436만 달러를 더하면 이미 2019년 총액을 넘어선다.
2020년과 2021년 북한의 텅스텐 정광 대중 수출액은 각각 454만 달러와 60만 달러로 올해 수출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8월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의 주요 광물인 석탄과 철, 철광석의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결의 2397호를 통해 토석류 등이 포함된 HS코드 25류를 금수품으로 지정하며 사실상 모든 광물의 수출을 막았다.
하지만 텅스텐 정광은 HS 코드 26류, 즉 '광, 슬레그'에 포함된 제품으로 안보리의 금수품은 아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미국의소리(VOA)는 이에 대해 "최근의 추세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의 수출을 늘리려는 시도인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앞서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된 이후 합금철의 일종인 페로실리콘과 손목시계 등 비 제재품목의 대중 수출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이 8월 중국에 두 번째로 많이 수출한 품목 역시 209만 달러를 기록한 페로실리콘이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달 중국에서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등 의약품을 대거 수입했다.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들여온 항생제와 해열제, 진통 등 의약품류와 비타민류는 302만 달러어치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장티푸스나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을 치료하는 항생제 클로람페니콜 5만 달러, 식중독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암피실린 12만9000 달러, 피부감염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에리트로마이신 4만1000 달러 등이다.
북한은 지난 6월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에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을 일컫는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선임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8월 장마철 북한 주민들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북한이 8월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들여온 품목은 버스와 화물차용 고무 공기타이어였다.
올해에만 타이어 수입액 총 1287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수입 총액 1242만 달러보다 많다.
이 기간 북한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한 품목은 수입액 327만 달러를 기록한 '기타 담배 제품'이었고, 일반 담배가 291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지만 지난달에는 쌀 수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은 7월 한 달간 중국으로부터 515만5500달러에 달하는 약 1만t의 정미를 수입했다.
2019년 10월 이래 월별 수입액으론 최대 규모여서 최근 몇 개월간 제기돼 온 식량난에서 비롯된 것인지 관심이 쏠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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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