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유지…"내년 성장률 1.9% 전망"

국가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기존 평가 그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2.6% 전망…물가 5.0% 상승
내년 물가 1.5% 제시…"8월부터 인플레 완화"
"북한 리스크 제외할 경우 신용등급 AA 수준"
기재부 "재정·대외건전성, 직전 평가보다 개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우리나라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이라고 기존 평가를 이어갔다. 한국이 해당 등급과 전망을 유지한 건 2012년 9월부터다.

아울러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낮은 1.9%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회복세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향후 부채상환 부담 증가 및 인플레이션 등이 부정적 요인이 될 거라는 지적이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현재 하강기에 있지만 핵심 중기 성장요인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0%, 내년 1.5%로 점쳤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8월 들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향후 원자재 가격 둔화와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해 완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피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정 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봤다.

피치는 "국가채무는 과거 피치 전망 대비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기적 신용등급 하방 위험의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 정부의 재정준칙은 향후 공공부문 부채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령화에 따른 향후 재정지출 확대 압력은 여전히 도전 요인으로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피치는 2025년 한국 국가채무 비율 전망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6%에서 51.5%로 내려 잡았다. 피치는 지난 1월 등급 발표 시 국가채무 증가세 등을 중기 등급 하방 요인으로 지적했으나 이번 발표 시에는 국가채무 전망 개선으로 하방 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재정준칙의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무역적자 및 외환보유액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대외순자산과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것이다. 외환보유액도 경상지급액 대비 비율이 AA 등급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피치는 금리인상과 성장둔화 기조 속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잠재적으로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나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단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높은 수준의 긴장이 유지되고 있고 추가적인 대화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지표들을 종합 고려할 때 등급 평가 모델상 한국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지만, 북한 리스크 등을 고려해 AA-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향후 우리나라 신용 등급의 부정적 요인으로 국가채무 비율의 큰 폭 상승, 가계 부채상환 문제로 인한 금융 부문 전반적 리스크 확대,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 확대 등을 꼽았다. 반면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의 구조적 완화, 경상수지 흑자 및 대외 순자산 규모 확대 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와 관련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며 대외건전성도 여타국 대비 견조하다는 점을 명확히 언급하는 등 재정·대외건전성에 대한 시각은 지난 평가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경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가계부채 등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계기 신용평가사 면담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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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