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청소년 자살률 2019년 比 20.3% 증가
청소년 우울증 진료환자도 2017년比 90.2% 증가
"청소년 전문 조직 설치 및 정신건강 지원 체계 필요"
국내 청소년들의 자살사망자 수가 최근 3년 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업 스트레스, 가정 내 불화 등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늘어난 사회적 고립이 더해지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진 까닭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에 대한 전문적·체계적 정신건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0대 청소년의 자살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7.1명으로 지난 2019년(5.9명)에 비해 20.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자살사망자수 10만명당 6.4명인 데 비해 한국은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3년간 인구 10만명당 10~19세 자살사망자 수는 ▲2019년 5.9명 ▲2020년 6.5명 ▲2021년 7.1명으로 매년 1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부쩍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조사한 우울증 진료환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0대 청소년 우울증 진료환자는 총 5만7587명으로 2017년(3만273명)보다 무려 90.2%나 증가했다. 연평균 17.4%씩 증가한 셈이다.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장우민(40) 대외협력팀 팀장은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싶다는 상담 전화는 지난 몇 년간 체감상 많이 증가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도 2027년까지 자살률을 30% 이상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발 벗고 나선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관리 및 사후관리 강화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재난 발생 후 자살 사망 예방을 위한 소통체계 구축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 가동 ▲비정신과 의료기관 이용환자 중 자살 위험 높은 대상자 선별 후 전문 기관으로의 연계 ▲자살예방센터 등에 자살 시도자의 정보 의무연계 등 조치다.
여성가족부도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자살·자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위기 청소년을 위해 집중심리 상담사업을 전국 240개소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청소년에 대한 전문적·체계적 정신건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특히 코로나를 거치면서 청소년들의 사회적 고립도 심해졌다"며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정신건강 지원 등 사회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공고하게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와 기관들이 자살위험군 청소년에 대한 스크리닝을 통해 지속적 도움을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과 교수도 "현재 교육부나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에서 추진 중인 청소년 정신건강 사업은 전문성 부족이나 접근성의 한계 등의 문제가 있다"며 "청소년에 대한 별도 전문 조직을 설치하고 전문 인력 고용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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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