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지난해 무역경제범죄 8조2천억 규모 적발…건수 줄고 금액 증가

관세청, 대규모 불법외환거래 탓에 전년 대비 금액 150% ↑
불법외환유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2023 중점과제 수립

관세청은 지난해 총 1983건에 8조 2000억원 규모의 무역경제범죄를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2062건에 3조 2000억원 대비 적발 건수는 4% 감소했으나 5조 6000억대의 대형 불법외환송금(15건) 등 대형범죄 적발의 영향으로 적발금액은 154% 증가한 수치다.



관세청의 무역경제범죄는 관세법·외국환거래법·대외무역법·마약류관리법 등 21개법 위반 범죄를 말한다.

김종호 관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서 무역경제범죄 관련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국민건강·안전보호 및 무역질서 확립을 조사업무의 중점 목표로 두고 마약밀수, 불법외환거래, 원산지세탁 등 무역경제범죄를 엄정 단속해 왔다"며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대규모 불법해외 송금이 있어 적발금액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적발 분야별로는 ▲필로폰 등 마약밀수 600억원(771건) ▲가상자산 관련 환치기 등 외환사범 6조 3346억원(129건) ▲관세포탈, 밀수입 등 관세사범 7879억원(837건) ▲국산둔갑 원산지허위표시 등 대외무역사범 4670억원(103건) ▲위조 시계 등 지재권 침해 5639억원(99건) ▲불법 의약품 등 보건사범 214억원(44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마약사범은 전년 1054건에 4499억원 대비 건수 27%, 금액 87%가 감소한 수치지만 외환사범은 2021년 110건, 1조 3495억원과 비교할 때 건수는 17% 줄었지만 금액은 370%나 급증했다.

지난해 6월 18일 캐리어 내부바닥에 필로폰 10㎏을 은닉해 밀수를 시도하던 항공여행자가 적발됐고 투자금 불법유치 및 수출지원금 착복을 위해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차액 32억원을 편취하고 국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 110억원을 가로챈 용의자가 검거됐다.

또 김 국장은 "해외 가상자산 구매를 위해 수입대금을 가장해 외환을 불법송금하는 수법으로 무등록 외환업무를 한 A사 등 가상자산 이용 불법외환거래가 15건 적발됐고 이들의 규모는 5조 6000억원에 이른다"면서 "담배의 세금탈세를 위해 수출된 국산담배 443만갑, 170억원어치를 선박에 납품하는 것으로 가장해 국내로 역 밀수행하던 밀수범도 검거했다"고 주요 사례를 소개했다.

관세청은 마약·외환·관세·지재권 사범 등 범죄규모 및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를 '2022년 무역경제범죄 10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단속실적이 우수한 5개 수사팀을 선정해 포상했다.

이어 관세청은 마약밀반입 등 국민 건강·안전을 위협하는 밀수행위와 기술유출·환경오염 등 신 무역범죄에 적극 대응키 위해 '2023년 조사단속 중점추진과제'를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중점추진과제에 따르면 올해 마약·불법 식의약품 등 국민건강 위해물품 상시 반입차단체계가 구축된다

김 국장은 "올해를 ‘마약과의 전쟁’ 원년으로 삼아 마약 단속인력을 대폭 보강해 126명으로 확대하고 라만분광기, 이온스캐너 같은 고성능 첨단장비도 도입한다"면서 "밀수신고 포상금도 3억원으로 2배 상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직구의 간이한 통관제도의 잇점을 악용한 명의 도용, 불법 식의약품 밀수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고 무역거래를 가장한 불법외환송금 근절을 위해 '불법 외환유출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해 첫 구축,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불법 외환유출 모니터링 시스템은 수입실적과 외환송금내역 비교 등 방대한 수출입·외환거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법 외환유출 의심업체를 선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첨단 산업기술이 포함된 장비·제품의 불법수출 단속, 지재권 위반 단속 강화, 조달자료 입수 확대를 통한 국산둔갑 부정납품 차단에도 나선다.

김종호 국장은 "해외직구 연간 1억건 시대를 맞아 간이한 통관제도를 악용한 명의도용, 불법식의약품 밀수, SNS를 이용한 비대면 밀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건강·안전 위해물품 밀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각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투입해 국경단계에서 철저히 차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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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