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래량 3개월째 늘어…지방은 계속해서 줄어
규제 완화에 따른 쏠림 현상…서울·경기 중심 확대
매매가격도 온도차…서울 하락폭 축소, 지방 확대
"서울도 종전 대비 오른 가격은 매수자 관심 없어"
서울 송파구 등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 반전하고 거래가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서울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흐른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작년 11월 761건, 12월 1001건, 올해 1월 1161건으로 3개월 연속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작년 12월 3698건에서 1월 4093건으로 거래량이 10.7% 늘어났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폭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월6일 -0.31%부터 이번주 -0.21%까지 4주 연속 하락폭이 축소됐다.
정부가 지난 1월3일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서초·송파·용산을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에서 해제하고 1월30일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서울 분위기와 달리 지방권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쏠림 현상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지방은 되레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대구는 작년 12월 984건에서 올해 1월 874건으로 11.2%(110건) 줄어들었고, 대전 아파트 거래 건수도 같은 기간 550건에서 517건으로 6%(33건) 줄었다. 세종도 277건에서 244건으로 줄었다.
또 충북(1169건→895건), 강원(819→762건), 충남(1383건→1281건), 전남(742건→737건), 경북(1386건→1286건), 경남(1680건→1427건), 제주(165건→120건) 등 대부분 지방 지역의 거래가 위축됐다.
미분양 아파트는 더 늘어나는 상황이다.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7만5359가구 중 지방 물량이 6만3102가구로 전체의 83.7%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대구는 1만3565가구에 달하며, 전북, 경북, 충북 등은 한 달에 1000가구 이상 늘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매매가격 변동률도 지방의 경우 지난주 -0.29%에서 이번 주 -0.30%로 하락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0.39%→-0.44%), 울산(-0.37%→-0.42%), 경남(-0.17%→-0.22%), 전북(-0.15%→-0.18%) 등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도 거래가 급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종전 대비 오른 가격의 물건에 대해서는 매수자들이 건드리지 않는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미분양 증가 등의 악재가 많아 당분간 하락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불안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을 짓누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8일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최대 6%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높은 지속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기대 심리가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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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