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중간 입주…대법원 "선착순 우선 분양 대상 아냐"

기존 임차인 나가고 임대주택 입주
"선착순으로 우선권"…법원서 패소

임대주택 임차인이 중간에 이사를 나간 경우, 임대 사업자가 다시 주택을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한 경우, 해당 임차인을 우선 분양 대상자로 선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 등이 B사를 상대로 낸 수분양권자 지위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C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임차인들이다. C아파트는 2016년 10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전 세대가 입주를 완료한 적은 없다. 임차인들이 입주했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가는 일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사업자는 한 번도 임대하지 않은 주택과 임차인이 입주했다가 이사를 나간 주택을 구분하지 않고 새 임차인들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B사는 2017년 11월 C아파트를 매입해 새 임대 사업자가 됐다. 이듬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다. 이에 A씨 등은 B사를 상대로 우선 분양을 신청했지만 B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 등은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임대주택법은 ▲입주일 이후부터 분양전환 당시까지 해당 임대주택에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 ▲선착순의 방법으로 입주자로 선정된 경우에는 분양전환 당시까지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 등에게 우선 분양권을 부여하고 있다.

A씨 등은 선착순으로 입주자로 선정됐기 때문에 우선 분양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입주일부터 분양 신청일까지 무주택자였기 때문에 우선 분양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입주일부터 분양 신청일까지 무주택자였던 이들은 우선 분양권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선착순 입주자'라고 주장한 이들은 우선 분양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임대주택법은 분양전환을 위해 입주자를 모집할 경우, 무주택 세대주를 상대로 공개모집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개모집을 거친 후에도 남은 주택이 있을 때는 무주택 세대주가 아닌 사람도 선착순으로 입주자로 선정할 수 있다.

1심은 B사가 분양전환을 위해 공개모집을 거친 후에도 남은 주택이 있어서 A씨 등이 선착순으로 입주자가 됐다는 부분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2심은 이를 뒤집어 선착순 입주자도 우선 분양 대상자라고 판단했다. 선순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공개 모집을 했을 때 지원하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선착순 입주자가 맞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선순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경우에라도 공개모집 절차 진행이라는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주택을 우선 분양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D씨가 B사를 상대로 낸 별도의 수분양권자 지위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D씨는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했다가 해지한 임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임대의무 기간이 끝난 후 분양 전환을 요구했다.

D씨는 자신이 공공주택특별법의 완화된 우선 분양전환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해지 세대 입주자는 A씨 등과 같은 임대주택법 적용 대상이고, 선착순 입주자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 분양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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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