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정보 요구할 근거 명시
임차권등기 신속화 방안도 마련
본회의 통과…尹 대통령 공포 앞둬
임대차계약 체결 시 집주인의 정보 제시의무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전세사기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률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경우 임차인의 전세사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주택임대차보호법(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날 국회의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무자본 '갭투자'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빌라 수백 채를 소유했지만, 세금조차 내지 못해 빌라가 경매로 넘어갔다는 일명 '빌라왕'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지난달 15일에 국회에 제출했고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논의된 대안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 것이다.
개정법 등의 주요 내용으로는 '임대인의 정보 제시의무' 신설, '임차권 등기 신속화'로 나뉜다.
먼저 정보 제시의무의 경우 세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집주인에게 ▲해당 주택의 선순위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 ▲국제징수법·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납세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규정은 법률안이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공포 시 체결되는 임대차 계약부터 적용된다.
또 고지 받지 못한 선순위 임대차 정보 및 임대인의 체납 사실 등 임대인이 제시한 정보가 사실과 다를 경우 임차인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특약사항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세입자가 전세금 미반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속히 처리할 근거를 담은 개정안도 마련됐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한 후에도 대항력을 유지해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하는 조치다. 임대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제3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는 권한을 대항력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임대인에게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이 고지되기 전에도 임차권등기가 이뤄질 수 있게 함으로써 임차인의 대항력·우선변제권 및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임차인의 보증금반환 채권 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해당 규정은 '임차권등기명령 절차에 관한 규칙' 정비 등을 위한 기간이 필요해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임차권등기명령이 개정법 시행 전에 있었더라도 개정법 시행 당시 임대인에게 송달되지 않았다면 적용되게 함으로써 최대한 많은 서민이 개정법 혜택을 받게 했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이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해 12월 법무부와 국토부 등으로 구성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 TF'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등은 앞으로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TF 및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 TF 운영을 통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 제도개선과 관련 법제 정비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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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