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상공개위, 잔인성·재범 우려 등 고려
연지호·황대한 피해자 몰라…'이경우가 지목'
경찰, 공범 2명 추가 입건…배후 등 수사 중
경찰이 5일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된 이경우(35), 황대한(35), 연지호(29)의 신상정보를 5일 공개했다.
피해자를 범행대상을 지목하고 범행도구를 조달한 혐의를 받는 이경우는 1987년생, 납치를 실행한 혐의를 받는 황대한과 연지호는 각각 1987년생, 1993년생으로 범행 일주일 만에 얼굴과 나이 등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씨 등에 대한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신상공개위는 "피의자들이 수 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 인정된다"며 "피의자 중 일부가 범행을 일체 자백했고, 3명 모두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며,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흉악범 신상공개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가장 최근은 지난해 말 택시기사와 전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기영(31)이었다.
이경우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중반 여성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납치 7시간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 전후 피해자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우는 법률사무소 직원, 연지호는 무직, 황대한은 주류회사 직원으로 조사됐다.
연지호, 황대한은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고 이경우로부터 범행을 제안받고 지원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경우는 해당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경우는 피해자와 가상화폐(가상자산) 문제로 면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추가 공범 및 배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피해자의 코인(가상화폐)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청부살해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경우 등 3명 외에 범행에 가담했다가 이탈한 20대 남성 B씨(강도예비 혐의)와 또 다른 공범 1명 등 현재까지 총 5명을 입건했다. 출국금지 조치 대상자는 총 5명이다. 추가 입건된 공범은 관련 가상화폐 투자자인 유모씨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세간에 충격을 준 범행으로 신상이 공개된 이들로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김성수,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안인득, 연쇄살인범 최신종, 'N번방 사건' 조주빈, '신변보호자 가족 살인사건' 이석준, '세 모녀 살인사건' 김태현,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전주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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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