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 잘 이끌어 달라"… 이재명 "그렇게 하겠다"

약 20분 조문…"정치적 얘기는 않아"
한덕수, 박지원, 정동영, 손학규 등
민주당 다수 인사, 與지도부도 조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장인상 빈소에서 약 13개월 만에 재회했다. 이 전 대표는 "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9일 오후 3시1분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전 대표 장인 빈소를 찾았다. 천준호 비서실장,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동행했다.

이 대표 조문엔 최고위원 등 다른 지도부는 함께하지 않았다. 조문은 개인 일정으로 진행하자는 게 이 대표 뜻이었다고 한다.



조문 과정에서 이 대표는 유족 측에 위로를 전하고, 이 전 대표는 감사함을 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약 21분 만인 오후 3시21분께 빈소를 나섰다.

조문 후 이 대표가 나설 땐 이 전 대표가 빈소 앞까지 배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서로 양손을 맞잡기도 했다.

이 대표는 조문 후 '재회에 대한 정치적 해석 관련 입장', '안에서 나눈 대화 내용', '대선 후 13개월 만 만남인데 무슨 얘길 나눴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문상 얘기만, 애도만 표시했다"며 "조문이지 않나. 정치적 의미는 전혀 부여하지 말라. 별 말씀 안 했다"고 언급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가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이 전 대표는 거기에 대해 조문을 와 줘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미국에서 연구한 것, 생활한 것에 대해 물었고 이 전 대표는 그에 대해 설명하는 정도의 말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당 내 현안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전혀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 국내 체류 기간 이 대표와의 추가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애기는 없었다"며 "언제 출국한다는 말은 했으나 (추가 회동) 관련 얘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조문 간 비명(비이재명) 의원들과 나눈 대화가 있는지를 취재진이 묻자 "그런 건 없었다"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하고 옆에 몇 분 계셨는데 정치적 얘긴 않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했다는 전언도 있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대화 관련 "문상에 관한 일반적 얘기를 첫째 했고, 장지를 어디 모시고 입관식 때 눈물이 나더란 인간적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가 특강한 내용이 참 좋더라고 했고, 이 전 대표가 6월 베를린에 가서 특강을 하고 6월 하순에 귀국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하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오늘은 주로 순수한 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그런 자리였다"고 말했다.

약 20분인 조문 시간에 관해선 "오늘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 다른 분들을 위해 자리를 뜨겠다는 배려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이 대표 조문 간 장례식장에선 한 중년 남성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외쳤고, 이후 주변의 인도를 받아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이 대표 장례식장 입장 과정에서도 "개딸들 시켜 이낙연을 출당 조치 시킨 사람이 여길 어떻게 오느냐, 말이 되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 남성은 행동 배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나는 이 전 대표와 상관없는 지지자인데, 조문하러 왔다가 열이 받아 얘기했다"고만 했다.

이날 이 전 대표 장인 빈소엔 한덕수 국무총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부겸 전 총리,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이 다수 조문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비슷한 시간에 조문한 한 총리에게 최근 국회에서 언성을 높인 데 대해 지적을 하자 "제가 수양이 좀 부족했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고인에 대한 얘기도 하고, 후손으로서 묘소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런 얘길 했다"며 "정치 얘긴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살아가는 얘기, 걱정하는 얘기는 했다. 한미 관계도 그렇고 걱정스러운 얘기들"이라며 "오신 분들과는 인사를 했지, 다른 건 없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조문 후 취재진에게 이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이런 사람이 꼭 필요하다, 그런 정치가 됐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가 그동안 정치에서 좌절도 겪었지만 돌아와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제대로 해라, 이런 정치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 달란 얘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성호, 김용민, 권칠승, 강훈식, 윤영찬, 이수진(비례), 양이원영, 박성준 의원 등 다수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병훈, 설훈 의원 등은 연이틀 빈소에 있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나라가 위기에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정도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병훈 의원도 "문상을 위해, 조문 때문에 온 것"이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할 게 전혀 없고 상 당하면 위로하는 그런 차원"이라고 했다.

강훈식 의원은 "별 얘기 않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당 내 현안 언급이 있었는질 묻자 "그런 정치적 얘긴 더 원래 이런 자리에선 안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 인사들도 여럿 빈소를 찾았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 오후 8시께 조문했다.

김 대표는 "문상 온 자리니 위로하고,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큰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는 그런 덕담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대화 내용 언급을 아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조문했는데, 그는 "지금 세계 정세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된 형국인데, 정치권이 위기의식이 별로 없다. 여야 모두 위기의식 없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